대만 당국 "라이 총통은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 것뿐" 반박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대만이 주권 국가라는 주장을 펼치자 중국 당국은 대만 독립을 꾀하기 위한 날조된 주장이라며 비난했다.
이에 대만 당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라이 총통은 역사적 사실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즉각 반발하는 등 양안이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대립했다.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라이 총통은 지난 22일 '국가 단결 10강'의 첫 번째 강연을 시작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소유하고 대만은 주권 독립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이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이후 외부적으로는 우방 동맹과 다양한 협력을 진행해 왔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국민과 여야와 국가를 단결시키고 특히 중국이 대만을 강제로 병합하려는 위협 등의 문제를 맞서서 해결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이어 "국민·영토·정부·주권이라는 국가의 네 요소를 따져보더라도 대만은 당연히 하나의 국가"라면서 "국제사회에서 중화민국, 중화민국대만, 대만 그 무엇이라고 부르든 우리는 독립자주 국가"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 하에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은 지난해 취임한 이래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라이 정권이 중국 측에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중국은 라이 총통을 분리주의자라고 칭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라이 총통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도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은 변치 않으며, 결국 통일이 된다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비난했다.
천빈화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기자와의 질의에서 "라이칭더의 연설은 거짓말, 기만, 적대감, 도발로 가득 차있다"면서 "대만 독립 분열을 도모하기 위한 궤변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만에 대한 모든 역사와 사실과 법률은 대만이 예로부터 중국 영토와 뗄 수 없는 부분임을 증명한다"면서 "라이칭더가 역사, 현실, 법리를 위배해 날조한 각종 잘못된 논리는 역사의 쓰레기더미 속으로 쓸려 들어갈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MAC) 또한 전날 성명을 통해 "라이 총통은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 것뿐"이라면서 "중국의 주장은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이 대만에 대해 복합적인 압박과 통일전선 침투를 지속 강화하는 상황에서 라이칭더 정부의 대응 전략은 주권을 수호하고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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