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을 향한 거취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지난해부터 손흥민을 향해 유독 날선 비판을 이어온 저 토트넘 미드필더 제이미 오하라가 또 다시 손흥민에 대한 혹평을 내놓아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오하라는 손흥민이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그가 당장 토트넘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축구 해설가로 활동 중인 오하라는 최근 글로벌 스포츠 매체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기에 너무 느려졌다. 전성기는 지났다. 만약 큰 제안이 온다면 보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흥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클럽에 헌신한 선수였지만, 지금은 그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며 "조금 더 느린 리그로 이적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6경기에 출전해 2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오하라는 이러한 수치가 실제 경기력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계만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돌파하던 예전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제는 상대 수비를 두려워하고 한계에 부딪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하라는 "물론 나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아 예전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하라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설이고, 아시아에서 클럽을 상징하는 존재다. 그러나 경기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때론 떠나는 것이 서로에게 최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하라는 지난해부터 "손흥민은 이제 끝났다"는 코멘트를 자주 해서 유명세를 탔다. 토트넘에서 활약이 거의 없었던 무명이었지만 손흥민 타깃 삼아 이름을 알렸다. 지난 2월엔 "한국인들이 밤낮 없이 항의하지만 난 내 주장을 굽히지 않겠다"고 해서 파문을 몰고 오기도 했다.
오하라의 발언은 최근 토트넘 내부의 변화 흐름과도 맞물린다.

토트넘 커뮤니티 '스퍼스웹'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이 1년 남은 가운데 그의 여름 이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새롭게 선임된 토마스 프랑크 감독도 공식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프랑크 감독은 구단 공식 인터뷰에서 "도미닉 솔란케,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임스 매디슨,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 윌슨 오도베르, 데스티니 우도기 등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다"고 밝히며 팀의 젊은 피 중심 전환을 시사했지만, 주장 손흥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토트넘 전문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프랑크 감독 인터뷰에 손흥민의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손흥민의 팀 내 입지에 변화가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 전문가 존 웬햄은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의 대체자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 이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클럽들과 터키의 페네르바체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최근 영국 '기브미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은 아직 프랑크 감독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감독 교체가 거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우디 클럽들의 제안은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료로 요구하는 금액을 사우디 클럽들은 충분히 제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축구 재정 전문가 스테판 보르손은 영국 '풋볼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구단 내 최고 연봉자다. 2500만 파운드(약 463억원)의 제안만으로도 다니엘 레비 회장이 매각을 승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르손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위해 억지로 붙잡기보다, 그를 방출하고 임금 부담을 덜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적으로 손흥민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사우디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가 토트넘을 떠나더라도 손흥민의 선택에 기반한 방식대로 떠나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이라는 구단에서 단순한 선수 그 이상의 존재이며, 상징이자 역사기 때문에 그가 떠나야 한다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이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73골을 터뜨리며 구단 역사상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17년 만의 구단 트로피 갈증을 해소하며 주장으로서 헌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냉정하다.
토트넘은 이미 올여름 뮌헨에서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하며 세대교체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프랑크 감독은 브렌트퍼드 시절 애제자였던 브라이언 음뵈모를 영입 1순위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팀의 중심을 젊은 공격수에게 맡기려는 전략 속에 손흥민의 위치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 측과 재계약 논의를 시작했다는 보도는 전무하다.
오히려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 마케팅 일정만을 고려해 여름 초 이적 만을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의 토트넘 거취는 단순한 이적 문제를 넘어선다.
그는 단순한 베테랑이 아닌, 클럽 역사상 손꼽히는 전설이자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이다.
그런 그를 향한 구단의 침묵, 그리고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가 맞물리며, 이번 여름 손흥민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의 다음 행보가 프리미어리그 잔류일지, 사우디 혹은 유럽의 다른 리그로의 이적일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 뉴스/토트넘 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