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부산, 최원영 기자) 승부처에서 나온 영리한 슬라이딩과 터치가 경기의 흐름을 뒤바꿨다.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9-6 대역전승을 거머쥐었다. 4연승을 질주했다.
3회초까지 1-6으로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추격했다. 3-6으로 뒤처진 채 맞이한 7회말 무려 6득점을 쓸어 담으며 빅이닝을 완성한 것이 승인이었다. 여러 선수가 적시타를 쳐 득점을 쌓은 가운데 고승민의 슬라이딩도 빛을 발했다.
롯데는 7회말 삼성 필승조 김태훈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1사 후 김동혁의 중전 안타, 고승민의 볼넷으로 1사 1, 2루. 후속 빅터 레이예스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쳤다. 2루 주자 김동혁이 득점해 4-6을 이뤘고, 1루 주자 고승민은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다.
타구를 잡은 삼성 우익수 김성윤은 3루를 향해 빠르고 강하게, 무엇보다 정확하게 송구를 해냈다. 3루에서 접전 타이밍이었고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판정이 나오자마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3루를 향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던 고승민은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은 뒤 3루수 전병우의 태그를 피하기 위해 왼팔을 뒤로 들어 올렸다. 또한 하체가 글러브에 닿지 않게 하고자 몸을 최대한 뒤로 뺐다.
결국 고승민은 전병우의 글러브가 자신에게 닿기 전 왼손으로 먼저 베이스를 찍는 데 성공했다. 슬라이딩해 몸이 앞으로 밀리며 왼손이 베이스에서 떨어지자 재빨리 왼발로 베이스를 터치했다. 고승민의 발이 떨어졌을 때 전병우가 태그를 시도했지만 고승민의 몸이 아닌 땅을 찍은 것으로 보였다.
결국 3루에서 고승민은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4-6으로 추격한 뒤 2사 1루로 흐름이 끊길 뻔했지만, 고승민이 살아남은 덕분에 1사 1, 3루로 기회가 이어졌다.
롯데는 후속 전준우의 1타점 좌중간 적시 2루타로 5-6까지 따라붙었다. 정훈에게 볼 3개를 던진 삼성은 자동 고의4구를 택했다. 1사 만루서 김민성이 3타점 싹쓸이 적시 2루타를 때려내 8-6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이후 삼성 투수 김재윤을 상대로 대타 유강남이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쳐 9-6까지 점수를 벌렸다. 롯데가 완벽히 승기를 가져왔다.


고승민은 롯데의 젊은 주축 야수들을 일컫는 '윤나고황' 중 한 명이다. 그러나 현재 윤동희, 나승엽, 황성빈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상태다. 고승민이 홀로 남아 분전 중이다.
나승엽이 재정비 차원에서 2군 퓨처스팀으로 향한 뒤 안구 부상으로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자 고승민이 최근 1루를 대신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고승민의 주 포지션은 2루였다.
타격에서도 5월 26경기서 타율 0.340(103타수 35안타) 2홈런 1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활약했다.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이번 삼성전서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선보였다. 여기에 멋진 슬라이딩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SBS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