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산업계 긴장…유가 상승·해협 폐쇄 우려
연합뉴스
입력 2025-06-13 14:33:23 수정 2025-06-13 19:32:42
정유·석유화학·해운 등 영향권…원유 등 제조 비용 증가 가능성
HMM 등 해운, 우회노선 고려…건설업계도 사태 예의주시


이스라엘 이란 공습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김보경 한지은 기자 =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중동 지역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유 및 석유화학, 해운, 건설 등 국내 산업계도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원유가 급등, 호르무즈 해협 폐쇄 등 예상되는 사태에 대비해 특별대책 수립을 검토하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날 새벽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한 표적 수십 곳에 선제타격을 단행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란이 이번 공습을 '레드라인'(자국 핵시설 공격)을 넘은 것으로 간주하고 대규모 보복을 시사하면서 사태는 더욱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지역이자 세계 원유 생산량의 31%가량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 갈등으로 원유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자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도 대비에 나섰다.

유가 상승 시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지만 원유 도입 비용 증가라는 반대급부도 겪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5% 오르면 원유 도입 비용도 5% 오른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성이 낮은 만큼 단기간에 유가가 급등락하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해 국제사회 불안심리가 고조될 경우 원유 수요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정유·석화업계[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원유 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이미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전망이다.

나프타는 원유에서 정제되는 중간 유분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도 동반 상승해 제조 원가가 높아지게 된다.

문제는 현재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원유 가격이 올랐다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원가 부담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중동, 중국 등 경쟁국과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할 경우 수출 물량이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수요가 부진해 래깅(재료 투입 시차)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한다면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HMM[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은 중동지역을 거쳐 가는 국내 운송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중동 노선을 운용 중인 HMM 등 국내 해운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록 국내 선사들은 이스라엘이나 이란에는 기착하지 않지만, 두 국가 간 전쟁이 확산해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를 대비해 우회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

HMM은 지난 2023년 12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공격을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잇달아 공격하자 수에즈 운하로의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우회를 결정했다. 현재에도 이 우회 노선을 운용 중이다.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는 2023년 10월 홍해 사태가 불거지자 인천∼텔아비브 노선을 운항 중단하고 현재까지 재개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 시 항공 및 해운업계는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중동에 진출한 건설업계도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건설업계는 과거 미국의 대이란 제재 이후 이란에서 철수해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현지 시장 상황 파악 등을 위해 A건설사의 실무자급 직원 1명이 현지에 파견돼 있었던 상태다.

A건설사는 이란 공습 소식을 접한 직후 대피 명령을 내렸고, 해당 직원은 출국을 위해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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