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48개국 체제로 확대 개편해도 중국 축구는 세계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자 중국 축구 내부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10일(한국시간) 중국 충칭 룽싱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중국은 승점 3을 얻었지만, 승점 9(3승 7패)에 그쳤다. 4위 인도네시아(승점 12)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중국은 C조 5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여섯 대회 연속 진출 실패다.

48개국 체제로 확대 개편된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유력한 본선 진출 후보로 꼽혔지만, 인도네시아에게 밀리는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총 8.3장이 주어지는 아시아 예선은 3차 예선에서 첫 본선 진출권이 분배된다. 18개 팀이 3개 조로 나뉘고 각 조 1, 2위 팀이 곧바로 본선에 진출한다. 남은 2.3장은 4차 예선에서 다시 분배된다. 3차 예선 각 조 3, 4위를 차지한 6팀이 두 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진행한다. 각 조 1위 팀이 남은 2장의 본선 진출권을 갖는다.
0.3장은 4차 예선 각 조 2위 팀이 격돌해 FIFA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따내야 한다. 바늘구멍이기 때문에 적어도 4차 예선에서는 승부를 봐야 한다.
중국은 사실 어려운 조편성을 받긴 했다. 아시아 최강인 일본과 호주, 그리고 막대한 자본 투자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4차 예선에는 가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귀화 정책을 펼친 인도네시아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바레인전 이후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중국 언론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피했다.
이반코비치는 바레인전을 앞두고 "우리는 경기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와 계약 연장 여부는 월드컵 예선이 모두 끝난 후 분석하고 결정할 문제"라며 계약기간을 다 이행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반코비치는 "국가대표팀이 7월에 동아시안컵에 참가할 예정인데 월드컵 예선을 통해 많은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이런 친선 경기를 이용해 그들을 더 잘 단련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진 거취에 대한 질문은 진행자가 차단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은 여전히 이반코비치가 경질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 '베이징 청년 신문'은 "중국축구협회는 당분간 이반코비치 사단과 관련 사항을 소통하지 않았다. 이반코비치는 이번 주말 크로아티아로 돌아가 휴가를 보낸다"라면서 "중국 협회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반코비치는 202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졌다. 월드컵 3차 예선에 진출한 뒤, 중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해 이반코비치는 목표 달성을 하지 못했다. 중국 협회는 이에 이반코비치 사단과 계약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매체는 "바레인전 후, 라커룸에서도 이반코비치는 팀 전체에 축하를 표하고 선수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그의 연설에 조금도 이별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소후닷컴'은 "중국축구협회가 이반코비치의 경질을 돌이킬 수 없다. 객관적인 요인의 영향으로 협회는 적절한 시기에 최종 결정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중국 축구협회가 이반코비치 사단과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기간이 2027년 아시안컵까지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협회의 경질 압박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나아가 중국 축구협회가 계약에서 월드컵 예선 단계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이반코비치 사단이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협회가 계약을 종료할 권리가 있고 위약금 지불 의무도 없다"며 중국 협회 쪽을 옹호했다.
중국축구협회장인 쏭카이도 인도네시아전 패배 직후, "중국 국가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지도자들의 부실한 지도 때문이다. 경기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고, 선수들 육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과거 중국은 아시아 최고의 기술적인 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시아에서 3류, 혹은 4류 축구로 추락했다. 호주와 일본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라며 분노했다.
현재 차기 감독 후보로는 헤수스 카사스 전 이라크 대표팀 감독이 있고 일본 국적의 우에무라 겐이치로 중국 U-17 축구 대표팀 감독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