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애육원(고아원) 소속 유치원생들에게 영어 조기교육을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9일 북한의 대외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6월호는 외국어 조기교육이 원아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면서 평양애육원의 사례를 소개했다.
매체는 만 5세 위주의 낮은 1반(취학 대비반인 '높은반'은 만 6세)에서 '우리의 깃발'이라는 제목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모습을 조명했다.
리평옥 담당교양원은 "낮은반 시기부터 우리말과 함께 외국어 조기교육을 동시에 진행해 원아들의 지적 발전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육원은 우리의 유치원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고아를 돌보는 북한의 보육시설이다.
북한이 취학 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 들어 꾸준히 관찰된 흐름이다.
2021년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는 "(유치원에서) 모국어와 외국어의 동시 교육을 받아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창광유치원의 시범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2023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 있는 엘리트 학교 세거리초급중학교에서 2013년 디즈니의 흥행작 '겨울왕국'을 한글 자막과 함께 시청하는 등 수업 교재로 활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특권층이 아닌 애육원으로도 문호를 넓힌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영어교육이 첨단 과학기술 습득 등 경제성장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주민들도 영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2006년 이후 북한을 빠져나와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 2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6∼2020년 국내 입국한 탈북민의 경우 27.7%가 영어 사교육을 경험했다.
영어 사교육 경험 응답은 12.5%(2006∼2010년 탈북)→17.1%(2011∼2015년)→27.7%(2016∼2020년)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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