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민재 스승 루치아노 스팔레티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이탈리아 축구 소식 전문가 잔루카 디마르지오는 지난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 스팔레티 감독의 결별이 임박했다. 스팔레티는 더 이상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지 않을 것이다 양 측의 관게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마르지오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이 스스로 떠나는 것이 아닌 사실상 경질이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 7일 노르웨이전 0-3 참패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노르웨이 원정을 떠나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참패를 당했다.
전반 14분 알렉산더 쇠를로트에게 선제골을 내주더니 전반 34분 안토니오 누사, 전반 42분 엘링 홀란에게 연속 실점해 무너졌다. 짠물 수비로 유명했던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아직 예선 첫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이탈리아는 스팔레티 감독과 결별하는 쪽으로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디마르지오는 "몰도바전을 하루 앞두고 스팔레티가 경질될 거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결정적 계기는 노르웨이전 0-3 참패였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는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며 "스팔레티와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존중을 가지고 지난 결과들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스팔레티가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그의 후임으로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를 맡고 있는 스테파노 피올리가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마르지오는 스팔레티가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했지만 스팔레티가 직접 밝힌 바로는 사실상 경질로 보인다.

스팔레티는 몰도바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몇 시간 전 이탈리아축구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게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될 거라고 통보했다"며 "아쉽지만 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계속 일하고 싶었다"며 경질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난 이 자리를 조국에 대한 봉사로 여겨왔다. 계약 해지 과정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내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협회는 모든 지원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몰도바전을 이기고 떠나는 게 후임 감독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라며 "내 능력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건 아쉽다. 스스로에게 실망스럽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도전이 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결국 해내지 못했다. 이탈리아 축구에 큰 피해를 줬다"고 고개를 떨궜다.
스팔레티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 감독 시절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를 33년만의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특히 중국과 튀르키예에서 뛴 무명의 센터백 김민재의 재능을 당시 나폴리 단장이었던 크리스티안 지운톨리와 함께 한 눈에 알아보고 그를 수비라인 핵심으로 삼은 일화는 유명하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의 성장을 토대로 2023년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그의 스피드와 제공권, 그리고 95% 넘나드는 패스성공률 등을 간파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했던 스팔레티 감독의 혜안이 지금의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를 만든 것이다.
당시 '닥공 축구'로 압도적인 성적 끝에 우승을 차지한 스팔레티는 마침 로베르토 만시니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으로 이동하면서 2023년 여름에 이탈리아 대표팀에 부임했다.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이탈리아 축구의 부활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이탈리아는 스팔레티 감독 체제에서 유로 2024 16강 탈락, 네이션스리그 8강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만 남겼다.
이어 월드컵 예선 첫 경기에서도 노르웨이에게 무기력한 충격패를 당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스팔레티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뒤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연달아 본선 진출 실패했다.
10일 예정된 몰도바전을 마치고 떠나게 되면 오는 9월에 있을 에스토니아, 이스라엘과의 2연전부터는 새로운 감독이 이탈리아를 이끌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