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영혼을 갈아 넣겠다는 각오와 악착같이 살아남겠다는 패기로 5년 넘는 시간 동안 묵묵히 달려온 가수 하동근. 이제는 탄탄한 실력과 반짝이는 비주얼을 겸비한 젊은 트로트 주자로 자리매김, 대세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신곡 '복세편살'로 대중의 많은 사랑받고 있는 하동근이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났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음악에 담긴 고민과 변화, 그리고 데뷔 이후 묵묵히 걸어온 시간들을 진솔하게 풀어놨다.
이번 곡으로 하동근은 기존 트로트 팬들의 지지뿐 아니라, 아이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음악방송 무대에 당당히 올라서며 트로트 가수로서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이돌 중심의 음악 프로그램 출연은 하동근에게도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어릴 적부터 막연히 꿈꾸기만 했던 무대가 눈앞에 펼쳐졌고, 카메라와 관객석을 마주하는 순간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대기실과 현장에서 마주한 아이돌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뿐 아니라, 철저한 자기 관리와 준비 태도에 크게 감탄했다고. 또래를 훌쩍 넘어 조카뻘인 아이돌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며 긴장감도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을 더 빨리,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하동근은 작은 얼굴과 훤칠한 피지컬, 남다른 비율로 '트로트계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비주얼을 자랑한다. 그 역시 "요즘은 '카메라 마사지'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5년 전 데뷔 초 사진과 비교해보면 비주얼이 꽤 달라졌더라"며 웃어 보이기도.
그의 관리 비결을 묻자, "몸에 좋다는 영양제는 거의 다 챙겨 먹는다"는 대답과 함께 최근에는 마라톤에 푹 빠져 '뛰어야 산다'는 마음으로 달리고 있다고 했다.
"30대 중반이 되니까 확실히 체력이나 체질 자체가 예전이랑 다르더라고요. 예전엔 아무리 운동해도 살도 안 붙고 벌크업도 안 됐는데, 요즘은 운동하면 확실히 효과가 보여요.
과거에는 너무 마른 몸 때문에 무대 의상 피팅 때마다 '살 좀 쪄'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트로트 팬층 특성상 남성미나 건강미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고요. 건강을 위해서, 또 팬들을 위해서도 스스로 몸 관리를 계속 이어가게 됐습니다. 꾸준한 자기관리 역시 지금의 탄탄한 무대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비주얼도 눈길을 끌지만, 하동근의 진짜 매력은 무대 위에서 드러난다. '꿀맛이야', '길상화', '안녕하세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쌓아온 그는 이번 신곡 '복세편살'을 통해 한층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무대는 기존 트로트 팬은 물론, 새로운 관객층의 마음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약 1년여간의 독립 활동이라는 값진 시간이 있었다. 최근 새 소속사 레드헤더컴퍼니와 함께하게 된 그는, 이전까지 약 1년 동안 소속사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며 활동을 이어온 바. 앨범 준비부터 작사·작곡, 단독 콘서트 기획까지 무대 위뿐 아니라 무대 뒤의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그는 어느새 '가수'라는 이름의 무게를 보다 깊이 체감하게 됐다.
"1년 동안 제 스스로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앨범 하나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손을 거치는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고, 혼자 1부터 100까지 준비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아왔구나' 싶더라고요."

무대는 멈추지 않았다. 전국 각지를 돌며 행사 무대에 섰고, 노래교실도 꾸준히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약속도 남겼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를 향한 확신도 생겼다.
"딱 1년만,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지칠 때까지, 끝까지 가보자고 다짐했어요. 1년 정도 지나니까 이제는 회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방송 활동도 다시 시작해야 내가 더 알려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그는 팬들과의 소통에도 진심을 다했다. 팬카페 운영을 직접 맡아 관리했고, 운영진과 직접 만나 회의도 진행하는 등 하나하나 애정을 쏟았다. 그 결과, 팬카페 회원 수는 1,000명을 넘어섰고, 하동근에게는 그것이 단순한 숫자가 아닌, 1년의 노력이 만든 값진 증거로 남았다.
그는 이 시간을 두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표현했다. 모든 것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시기, 도망가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혔고, 이는 결국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신이 '동근아, 네가 발전하려면 이건 꼭 한 번 겪어야 해'라고 이렇게 일부러 시간을 주신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너무 감사한 시간이 됐습니다."

1년여의 독립 활동을 거친 하동근 레드헤더컴퍼니와 함께한 이후 무대 외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혼자 활동하던 시절, 스케줄 장소에 도착해 주차장 입구에서 옷을 갈아입고, 무대 준비까지 모든 것을 짊어져야 했는데 이제는 그런 과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 생겼고, 그 덕분에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생겼다.
"견해가 넓어지니까 회사의 서포트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혼자 해보니 이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지금은 정말 너무 좋아요."

하동근과 새출발을 알린 레드헤더컴퍼니는 트로트 가수 매니지먼트를 처음 시도하는 신생 기획사. 하동근 역시 이들과 함께 새로운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불안보다 '함께 잘 되고 싶다'는 바람만 가득한 모습이었다.
"저도 처음이고, 회사도 처음이니까 우리가 같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운동선수라면 메달을 따고, 박지성이 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 품에 안기는 그런 그림을 함께 그려보고 싶어요."
그에게 있어 지금의 시간은 단순한 소속 이전이 아닌, '함께하는 성공'을 위한 여정의 시작이란 설명. 혼자였기에 더욱 절실했던 시간들, 그리고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믿음이 하동근을 무대 위에서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레드헤더컴퍼니, 방송 화면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