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알힐랄로의 이적 제안을 받고 진지한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의 이적시장 전문가 알렉스 크룩 기자는 2일(한국시간) "알힐랄은 최근 일주일간 페르난데스 측과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했으며, 선수 측은 현재 가족과 함께 이적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알힐랄 측은 지난주 목요일 사우디 리야드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페르난데스의 에이전트 미겔 핀유와 직접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구단 측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미팅은 '생산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협상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협상 자리에서 알힐랄은 페르난데스에게 3년간 최대 2억 파운드(약 3720억원)에 달하는 조건의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간 6500만 파운드(약 1208억원)에 해당하는 액수로, 계약이 성사될 경우 그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축구선수가 된다. 현재 그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뿐이다.
현재 페르난데스는 맨유에서 약 28만 파운드(약 5억 2000만 원)의 주급을 받고 있다. 알힐랄이 제안한 조건은 그의 현재 주급을 4배 이상 높인 금액에 달한다.
이적이 성사되면 알힐랄은 맨유에 약 1억 파운드(약 1860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게 되며, 이는 사우디 프로리그 역사상 최고 이적료이자 맨유 클럽 역사상 최고 이적 수익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맨유의 최고 이적 수익은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날두의 8000만 파운드(약 1487억원)였다.
알힐랄이 이토록 페르난데스 영입에 힘을 쓰는 이유는 올 시즌 리그 우승 타이틀을 알이티하드에 내주며 부진한 성적을 냈고, 슈퍼스타 네이마르의 이탈 및 조르제 제주스 감독의 이탈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알힐랄은 오는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페르난데스를 간판 영입 대상으로 점찍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협상에서 알힐랄은 페르난데스 측에 빠른 결정을 요구했으며, 지난주 중반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아직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으며, 구단은 향후 며칠이 그의 거취를 좌우할 결정적인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맨유 역시 아직 알힐랄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선수단 개편을 위한 이적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핵심 선수 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에 패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맨유는 1억 파운드(1867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놓쳤다.
페르난데스는 해당 결승전 직후 인터뷰에서 "클럽이 나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면, 그것도 축구의 일부분"이라며 "나는 지금까지 항상 클럽의 결정에 따랐다. 클럽이 나에게 이제는 헤어질 때라고 판단한다면, 그 결정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적의 문을 닫지 않은 바 있다.
한편, 그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현재 알힐랄에서 활약 중인 주앙 칸셀루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이적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칸셀루의 생일 주말에 두 사람이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칸셀루가 알힐랄의 비밀 에이전트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일부 팬들은 해당 사진과 함께 최근 페르난데스가 남긴 "시도하고 실패한 사람은 축하받을 자격이 있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글귀도 이적 결심의 암시라고 해석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그저 친구끼리의 저녁 식사일 뿐'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2020년 1월 스포르팅 CP에서 맨유로 합류한 이후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경기장에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이번 시즌에는 팀이 프리미어리그 강등권과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살림꾼 역할을 해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았다.
현재로서는 그의 거취가 불투명하지만, 알힐랄의 집요한 접근과 파격적인 조건이 맨유의 현재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며칠 내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연합뉴스/더 선/스포츠바이블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