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김상식이 이끈 동남아시아(아세안) 올스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격파했다.
그러자 동남아 현지에선 맨유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아세안 올스타는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부킷 잘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챌린지컵 말레이시아 2025' 친선 경기 1-0으로 승리했다.
잉글랜드 1부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문 맨유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면 자존심을 구겼다.

맨유는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공 점유율 6 대 4, 슈팅 숫자 17 대 9, 유효슈팅 4 대 2를 기록했다. 하지만, 득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아세안 올시타에 일격을 허용했다.
후반 26분 아드리안 세게치치의 패스를 받은 마옹 마옹 르윈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맨유 골망을 갈랐다. 아세안 올스타는 르윈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맨유가 패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많은 팬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맨유는 동남아에 패배하는 수준까지 전락했다", "패배할 수 있지만, 무득점은 심각하다", "다른 팀도 아니고 올스타에 패배하는 건 문제다" 등 맨유 패배가 황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아세안 올스타팀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축구연맹(AFF) 12개 회원국에서 선발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리고 한국 출신의 김상식 감독이 지휘했다.
문제는 이 팀은 이번 이벤트 경기를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팀이다. 당연히 전략, 전술, 조직력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런 팀이 다른 팀도 아닌 '축구 종가'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맨유를 무너뜨렸다.
영국 현지에서도 맨유에 실망감을 표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맨유는 그저 집에 빨리 복귀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비판하며 "반대로 동남아 올스타는 급조된 팀이지만, 인상적인 조직력과 수비력을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또 "경기 당일, 부킷 잘릴 스타디움은 약 7만 명 이상 팬들이 모였다. 지난 2009년 이후 처음 맨유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관중은 260파운드(약 48만원)를 지불하고 입장했다"며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많은 관중이 경기가 끝나고 이유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물론 맨유도 억울한 점이 있다. 지금 선수단은 지칠 대로 지쳤다.

맨유는 불과 일주일 전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0-1로 패배했다.
토트넘은 지난 1983-1984시즌 이후 약 41년 만에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손흥민과 선수단은 우승컵을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토트넘은 시즌을 마무리했고 손흥민은 지난 2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맨유는 정반대다. 토트넘처럼 정규 시즌이 끝났다. 그러나 선수단은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 토트넘과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마치고 4일 후 애스턴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치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 경기 후 최소 48시간 휴식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도 너무 짧아 최소 72시간으로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은 이번 시즌 레알을 지휘하던 당시, 72시간 휴식을 보장해달라고 직접 언론을 통해 밝힌 적 있다.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선수 노조가 한 경기 후 최소 휴식 시간을 72시간으로 늘려야 하는 필요성을 FIFA에 제기했다"고 보도한 사실도 있다.
맨유는 빌라와 경기 후 곧바로 잉글랜드를 떠나 말레이시아 원정을 떠났다. 최소한의 휴식 기간 동안 이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31도의 고온 다습한 날씨 속에서 경기를 뛰어야 했다.
그러나 불리한 조건이 있다고 해도 프리미어리그 클럽이자 세계적인 빅클럽 맨유가 아세안 올스타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점은 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베트남 매체 'KENH14'는 29일 "맨유는 충격 패를 당했다. 아세안 올스타는 자주 함께 뛰지 않는 동남아시아 스타들을 급조해 모은 팀인 반면, 맨유는 많은 1군 선수들로 구성된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언급할 가치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베트남 대표팀의 김상식 감독은 동남아시아 스타들을 이끌 선택받은 자이다"라며 "승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김상식 감독이 후벵 아모림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에 부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퍼졌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친선전에서 패한 후 아모림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렵고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예상했지만 다행히 부상자가 없었다"라며 부상자가 없다는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선수의 출전 시간을 통제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은 다음 경기에서 더 많은 경기 시간을 갖게 될 거다"라며 "일부 젊은 선수들은 매우 좋은 활약을 보였다. 모든 젊은 선수들이 노력했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상식 감독은 "맨유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는 나와 선수 모두에게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