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로션에 필로폰 은닉…태국서 국내로 마약 들여온 7명 검거
연합뉴스
입력 2025-05-29 10:05:00 수정 2025-05-29 10:05:00
태국 마약통제청과 공조해 현지 검거·압수까지…91만명 투약분 110억원 상당


필로폰 은닉한 바디로션[경기 평택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특수 제작한 바디로션 통 안에 필로폰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국제 마약 유통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조직 소속 A씨 등 7명을 검거해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바디로션 해체[경기 평택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씨 등은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다량의 필로폰을 바디로션으로 위장, 태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몰래 들여온 뒤 국내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붙잡은 피의자 7명의 국적은 태국 4명, 중국 2명, 한국 1명이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A씨 등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19.9㎏, 태국 현지에 보관 중이던 필로폰 7.6㎏ 등 총 27.5㎏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태국 마약통제청(ONCB)과도 공조했다.

이는 91만7천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로는 110억원 상당에 달한다.

이번 사건 수사는 단순히 '던지기'(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 마약사범 검거로 끝날 뻔했으나, 경찰이 상선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조직 전체를 일망타진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앞서 경찰은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판매하는 이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지난달 1일 평택시 서탄면 소재 야산에서 중국인 2명을 검거하고 필로폰 1㎏을 압수했다.


두 사람을 구속한 경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던지기 장소에 필로폰을 숨겨둔 태국인 국내 판매책을 붙잡아 주거지 등에 있던 필로폰 3.3㎏을 압수했다.

이후 수사는 고구마 줄기를 뽑듯 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 태국인에게 필로폰을 전달한 한국인 밀수책까지 특정하고,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그와 태국인 일행 2명 등 총 3명을 검거했다.

수하물에서는 바디로션 용기 37개가 나왔는데, 이 안에는 개당 420g씩 모두 15.6㎏의 필로폰이 숨겨져 있었다.

특수 제작한 이 바디로션 용기는 육안으로 볼 때 완제품의 형태로, 펌프를 누르면 내용물이 나와 일반 바디로션과 큰 차이가 없으나, 내부가 이중 구조로 돼 있어 필로폰 은닉이 가능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태국 현지에도 필로폰을 보관 중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현지에 파견한 경찰 협력관을 통해 태국 마약통제청 등과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태국 현지에 있던 마약 7.6㎏을 추가로 압수하고, 이를 보관 중이던 태국인 또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이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부산에서 공동 개최한 아태지역 마약법집행회의 당시 태국 마약통제청 측과 공조 회의를 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 법집행기관과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 진화하는 마약류 범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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