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침묵만 흐른 국힘…'승복 연설' 金, 위로 꽃다발도 사양(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6-04 02:22:26 수정 2025-06-04 02:22:26
'골든 크로스' 기대가 출구조사 큰 격차에 실망감으로


굳은 얼굴의 김용태-권성동(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나경원 의원 등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2025.6.3 [공동취재]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이은정 김정진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김문수 후보가 4일 패배 승복 선언을 하는 1분 남짓 동안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본투표가 진행된 전날 하루 동안 자택에서 대기했던 김 후보는 패배가 확실시되자 이날 오전 1시 35분께 당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사에 도열해있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정희용 총괄부본부장,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은 말없이 김 후보를 맞았다.

"김문수 대통령"을 외치는 목소리도 들렸으나 김 후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빨간색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김 후보는 연단에 서서 한 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양복 상의 안쪽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승복 선언문을 꺼냈다.

선언문 낭독을 마친 김 후보는 당 사무처 직원이 위로와 격려의 의미를 담아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려 하자 손을 내밀어 사양했다. 이후 김 후보는 도열해있던 선대위 관계자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당사에 있던 기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자리를 떠났다.

당사를 휘감은 무거운 적막감은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전날 오후 8시부터 이어졌다.

출구조사 결과 공개 전까지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김 비대위원장, 윤 총괄선대본부장 등 빨간 유세복을 입은 선대위 주요 당직자는 투표 종료 30분 전부터 속속 상황실에 입장했다.

굳은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가 하면 웃는 얼굴로 서로 악수를 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안철수·양향자·김기현·이정현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첫 줄에 착석했다. 김 후보를 지지 선언한 손학규 전 대표도 양복 차림으로 첫 줄에 앉았다.

출구조사 발표 시각이 점차 다가올수록 이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TV 모니터 화면을 바라봤다.

오후 8시 정각 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오차범위를 넘는 12.4%포인트 차로 뒤진다는 출구조사가 나오자 개표 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최근 들어 여론 조사상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본 국민의힘은 전날까지 '골든 크로스'·'역전' 등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끝내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를 받아 들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은 지금(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나경원 의원 등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2025.6.3 [공동취재] pdj6635@yna.co.kr

지역별 출구조사 발표가 이어지자 참석자 대부분은 심각한 얼굴로 화면을 주시했다.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젓거나 옅은 한숨을 내뱉는 모습도 보였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이 시작된 지 10분 만에 공동선대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다소 열세나 저희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며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당내 다소 혼란으로 인해 저희가 뒤늦게 선거를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 터진 각종 이재명 후보의 본질을 알려주는 악재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다"며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았던 데에는 그런 악재가 반영되지 않고 진행돼 그것도 아쉽다"고 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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