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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미쳤다, 구단이 인정한 '공식 레전드' 3인 등극…전설들 사이에서 트로피 들고 '찰칵'
엑스포츠뉴스입력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홋스퍼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레전드다.
지난 10년 동안 토트넘을 위해 헌신한 손흥민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다. 최근 토트넘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달성한 손흥민이 토트넘 역사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유럽대항전 정상에 오른 세 번째 선수가 되자 구단에서는 그를 '진정한(True) 레전드'로 인정했다.
토트넘은 지난 2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은 스티브 페리먼, 팻 제닝스, 마틴 치버스, 그레이엄 로버츠 등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트로피를 들었다. 손흥민은 1984년 우리가 마지막으로 차지했던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다시 가져왔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설들 사이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브레넌 존슨의 선제 결승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주장으로서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손흥민에 앞서 유럽대항전 정상에 올랐던 토트넘의 주장들은 1971-72시즌 앨런 멀러리와 1983-84시즌 스티브 페리먼이다. 손흥민은 페리먼 이후 41년 만에 토트넘을 이끌고 유럽대항전 우승을 거머쥔 주장이 된 것이다.
이번 우승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동안 이어지고 있던 무관을 끊어낸 우승이라는 점과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이라는 점에서 토트넘에 큰 의미가 있다. 그간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어 아쉬워했던 손흥민에게는 지난 2015년 입단한 이후 10년 동안 토트넘을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한 보답이나 다름없는 우승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발 부상을 당해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벤치에서 출발했으나, 후반전 히샬리송와 교체되어 들어가 30여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이후 손흥민은 26일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 결장했다. 토트넘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에 앞서 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부상을 안고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출전했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명단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팀의 주장단이 모두 결장한 브라이턴전에서 1-4로 대패했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대신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우승 세리머니에 참가했다. 주장으로서 팀 레전드들의 '가드 오브 아너'를 받으며 들어온 손흥민은 트로피를 들고 토트넘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선수단을 대표해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한 뒤, 전설들과 악수를 나누고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 이후 퇴장했다.
토트넘은 구단 채널에 손흥민의 사진을 올린 뒤 "손흥민은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주장들의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토트넘의 진정한 레전드"라며 손흥민을 팀의 공식적인 레전드로 인정했다.
지난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며 454경기 160골 87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자타공인 토트넘의 레전드였지만, 정작 손흥민 본인은 아직 선수로서 토트넘에 트로피를 가져온 적이 없다며 자신은 레전드로 불릴 자격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 손흥민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에 트로피를 안긴 뒤 팀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결국 시즌 막바지에 펼쳐진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꿈을 이뤘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중 이제 토트넘의 전설이 됐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오늘만큼은 그렇게 말하고 싶다. 훌륭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지난 17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오늘은 나 스스로를 전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손흥민이 해리 케인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의 현재 선수단은 전설로 기억될 것이다. 그들은 베일, 케인, 모드리치가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면서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현대사 최고의 선수로서 케인을 넘어설 수도 있다. 케인은 트로피를 따기 위해 떠났지만, 손흥민은 의심하는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았다"며 특히 손흥민을 조명했다.

구단에서도 손흥민을 레전드로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된 손흥민이 과거 토트넘의 우승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주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 손흥민이 팀 레전드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못박았다.
한편 현지에서는 내년 여름에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의 거취를 두고 많은 전망이 오가고 있다.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토트넘이 구단 최고 주급자인 손흥민을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매각할 수도 있으며, 구단과 선수 모두 이번 여름 이별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홋스퍼HQ'는 토트넘이 이번 여름 구단 최고의 레전드 손흥민에 대한 제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 남아 토트넘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거라고 내다봤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