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정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손흥민(32)이 금의환향했다.
손흥민이 27일 오후 4시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커리어 억사상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첫 입국이다.
청자켓에 검은 슬랙스 차림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은 환한 미소로 마중 나온 축구 팬들을 향해 인사한 뒤, 곧바로 이동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수십명의 팬들이 운집해 손흥민을 환영했다.
손흥민은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산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출전했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그는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키며 팀의 우승에 함께 했다.
토트넘은 지난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지난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준우승으로 눈물을 보였던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의 헌신에 보상을 받았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으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다. 10년간 400경기 넘게 출전하고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타고도 팀의 트로피가 없었던 그는 토트넘에게 17년 만에 트로피를 안기며 구단 역사에 길이길이 남았다. 유로파리그 역대 세 번째 우승인 토트넘의 최초의 비유럽인 주장으로 역사를 남겼다.
더불어 손흥민은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을 거쳐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커리어 내내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그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록이 있지만, 연령별 대표팀 커리어로 성인 대표팀에서 우승조차 없었다.
손흥민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제 너 레전드지?"라고 묻자, 너무나 행복한 듯 "이제 내가 레전드라고 말하자"라며 베일과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왜 안돼? 오늘만, 오늘만"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네가 '내가 우승하기 전까지는 레전드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잖아?"라고 되묻자, 손흥민은 "17년간 아무도 해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놀라운 선수들과 함께 이제 구단의 레전드라고 말하자. 너무 즐겁고 즐기며 축하하자"라고 웃었다.
나아가 그는 "한국인으로 우승을 차지해 너무나 자랑스럽다. 한국 팬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새벽 4시인데 미친 듯이 응원해 주셨다. 여러분들을 위한 우승이다"라고 밝혔다.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이 아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으로 자신의 역대 네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26일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6월 A매치 명단 발표에서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과 10일 열리는 이라크(원정), 쿠웨이트(홈)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10차전을 치른다.
현재 발 부상을 당해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도 결장했던 손흥민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직접 소통한 뒤 발탁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유로파리그 결승)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과 소통했다. 경기 뛰는 건 큰 문제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지난 경기(브라이턴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결승전에는 20분 정도 뛰었는데 소통했을 때 큰 문제는 없다고 얘기했다.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 팀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부상 외에도 개인적인 문제로 정신이 없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경기장 외적인 일은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손흥민을 선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 브라질 대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역대 세 번의 월드컵 무대에 출전했던 손흥민은 북중미 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역대 네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한국에서는 홍명보, 황선홍, 이운재 이후 역대 네 번째가 되게 된다.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