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4-2025시즌 세리에A 우승 경쟁이 마지막까지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 밀란은 라치오와의 홈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 탈환의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특히 경기 종료 후 밀란 라커룸에서는 감독과 선수단 간의 1시간 정도 싸운 것으로 전해졌으며, 공식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도 전면 거부되면서 선수단 불화설에 불을 지폈다.
이탈리아 언론은 이를 두고 "선두를 눈 앞에서 놓친 인터 밀란의 멘탈이 완전히 붕괴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밀란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리에A 37라운드 경기에서, 라치오를 상대로 두 번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2-2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경기는 시즌 우승 경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비였다.
같은 시간 리그 선두 나폴리가 파르마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2점을 잃었기 때문에, 밀란이 라치오를 꺾기만 했어도 승점 1점 차로 선두에 올라설 수 있었다.
실제 인터 밀란은 전반 추가시간 얀 비섹의 골로 앞서갔고, 후반 라치오의 페드로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도 덴젤 둠프리스의 헤더 골로 2-1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발렌틴 카스테야노스의 슈팅이 비섹의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를 페드로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최종 스코어는 2-2로 끝났다.
이로써 밀란은 승점 86점에 그쳤고, 선두 나폴리(87점)와의 격차는 여전히 1점 차로 유지됐다. 최종전 앞두고 자력 우승의 가능성이 사라졌다.

무승부 직후 가장 큰 충격은 경기장에서보다 라커룸에서 일어났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축구 전문 기자 니콜로 스키라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시모네 인자기 감독과 인터 밀란 선수단 사이에 산 시로 라커룸에서 약 한 시간에 걸친 긴 대면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구단의 고위 수뇌부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대면의 성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단 내 고위층까지 직접 라커룸에 들어가 선수단과 논의에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현지 언론은 이를 '언쟁' 혹은 '격렬한 감정의 충돌'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일부 매체는 인자기 감독이 특정 선수의 태도나 경기 집중력 부족을 지적하면서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인터 밀란이 경기 후 곧바로 진행돼야 할 인터뷰 및 기자회견 일정을 모두 거부하면서 팀 내 분위기 악화 주장에 힘을 더했다.
인자기 감독은 물론 인터 밀란의 선수단 단 한 명도 언론 앞에 서지 않았다. 클럽 공식 채널조차 경기 종료 후 이례적으로 최소한의 경기 요약만을 게재했을 뿐, 별도의 감독 코멘트나 선수 인터뷰는 생략했다.
이탈리아 '스카이 스포츠'는 "인터 밀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전체가 경기 후 언론과의 접촉을 완전히 거부한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는 단순한 결과 때문이 아니라, 내부적인 긴장과 감정의 폭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자기 감독은 경기 막판 주심 다니엘레 치피의 판정에 강력히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라치오의 마르코 바로니 감독 역시 같은 이유로 함께 퇴장을 당하면서 양 벤치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러한 감정적 충돌이 경기 후에도 이어지면서 구단이 행사를 거부한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매체는 이에 대해 "인터 밀란이 단순한 경기 결과 이상의 위기를 맞이한 것"이라 평가했다.

이번 무승부로 인터 밀란은 코모 원정을 치르는 시즌 최종 라운드에서 승리하더라도 우승이 보장되지 않는다. 선두 나폴리가 칼리아리를 상대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에만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인터 밀란은 세리에A 최종전 말고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올 시즌 세리에A에서는 막판 집중력 부족과 부진한 경기 운영으로 여러 차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고 있다.
특히 이런 중요한 시점에 감독과 선수단 간의 균열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은 다음 시즌 준비에 있어서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다.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들을 남겨둔 시점에서 인터 밀란은 내부 수습이 먼저 필요해진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