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와 통화 후 대러 제재 위협…활용 가능한 수단엔 물음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조건 없는 30일간의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에 휴전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이러한 압박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는 계속된다"며 "미국은 이상적으로는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용할 수 있는 휴전이 이뤄지고 양국이 이런 직접적인 협상의 신성함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주 수천 명의 젊은 군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자신은 물론 미국도 전쟁이 멈추기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유럽인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휴전은 궁극적으로는 평화 협상으로 나아가야 하고 이는 모두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돕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러시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그가 거론한 제재가 정확한 어떤 의미인지도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휴전에 응하지 않는 러시아에 가끔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압박은 영구적 평화 협정을 위한 직접 협상에 앞서 조건 없는 휴전이 우선해야 한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평화를 둘러싼 외교에 있어 하나의 반전이라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풀이했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 글을 작성했으며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직접 대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도 이날 평화 중재 중단을 언급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만약 '러시아가 협상에 선의로 임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우린 (중재 외교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중재 외교를 접을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조언과 중재 없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누구에게도 그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쟁 종식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선 상황에 대해 문의해 간략히 설명했으며 "우크라이나는 당장 오늘부터라도 30일간의 휴전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음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어떤 형식의 대화에도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는 전쟁 종식의 의지를 보여야 하고, 이는 완전하고 조건 없는 휴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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