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혜성'처럼 떠오른 선수에게, 사령탑이 극찬을 전했다.

김혜성(LA 다저스)은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빅리그서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그는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내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3-0이던 5회초 선두타자로 출격해 드디어 고대하던 안타를 생산해냈다. 좌전 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어 후속 오타니 쇼헤이의 타석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오타니의 우중월 홈런에 함께 홈으로 들어왔다. 오타니는 자신의 홈런보다 김혜성의 첫 안타에 더 기뻐하며 밝게 웃었다. 진심으로 축하했다.

김혜성은 5-0으로 리드하던 6회초 2사 1, 2루서 데뷔 첫 적시타까지 터트렸다. 중전 안타로 팀에 6-0을 선물하며 빅리그 첫 타점을 올렸다. 7-1이던 8회초 1사 3루서는 1루 땅볼로 물러났다.

타격에서는 물론 수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7-4로 앞선 8회말 상대 로니 시몬의 느린 땅볼이 나오자 달려와 공을 잡아낸 뒤 글러브 토스로 송구했다. 오른손으로 글러브 안에 있는 공을 빼내지 않고 왼손 손목의 스냅을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토스했다. 그러나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공을 잡지 못해 아웃카운트로 이어지진 않았다. 프리먼의 실책이 기록됐다.




김혜성의 공수 맹활약 속 다저스는 마이애미에 7-4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의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한 김혜성은 "다저스는 강한 팀이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그는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대단했다.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안타도 쳤다"며 "수비도 잘했다. 분명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다"고 힘줘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KBO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감을 가질 만큼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며 "솔직히 다들 김혜성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김혜성의 활약에) 모두가 기뻐한다. 그는 정말 훌륭한 팀 동료다"고 치켜세웠다.

김혜성이 빅리그에 빠르게 적응한 비결에 관해서는 "겸손함과 타고난 성격 덕분인 듯하다. 김혜성은 좋은 사람이다. 우리 모두 그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로버츠 감독은 "7일 마이애미전에서도 김혜성을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고 확언했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김혜성은 2024시즌 종료 후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슈퍼스타 군단'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0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보장 계약은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73억원)이며 이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부지런히 노력했지만 개막 로스터에 승선하는 데 실패했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 몸담으며 경기력을 갈고닦았다. 이후 지난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앞두고 마침내 빅리그 로스터에 등록됐다. 당일 9회말 다저스의 수비 상황서 2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역대 28번째 코리안 빅리거로 당당히 그라운드에 나섰다. 타석엔 서지 못한 채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김혜성은 지난 5일 애틀랜타전서도 9회초 선두타자 앤디 파헤스의 대주자로 출전했다. 2루를 훔치며 빅리그 개인 첫 도루를 기록했다. 또한 윌 스미스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물러날 때 상대 포수의 허를 찌르며 3루까지 진루하기도 했다.

이날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선 팀 사기를 높이며 사령탑의 눈을 사로잡았다.




사진=REUTERS, AFP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