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자신과 같은 소속사에 속한 김혜성의 빅리그 입성을 반긴 가운데, 미국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김혜성, 오타니, 그리고 마이애미에서의 다저스 루키의 순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스프링캠프 내내 경쟁을 펼친 김혜성은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한 달 넘게 트리플A 경기를 소화하면서 빅리그 콜업을 기다렸고, 지난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앞두고 다저스의 부름을 받았다. 토미 에드먼이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면서 김혜성이 빈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었다.
김혜성은 4일 애틀랜타전에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1이닝을 소화했다. 이튿날에는 9회초 대주자로 나와 빅리그 데뷔 첫 도루를 달성했다. 낫아웃 상황에서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이면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혜성에게 빅리그 데뷔 첫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진 건 6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이었다. 김혜성은 이날 9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첫 안타, 타점, 득점을 만들었다.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김혜성은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면서 무사 2루로 연결했고, 오타니의 우월 투런포 때 득점을 올렸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돈 오타니는 김혜성의 헬멧을 툭 치며 김혜성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김혜성은 세 번째 타석에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팀이 5-0으로 앞선 6회초 2사 1·2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리면서 2루주자 앤디 파헤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에서 정교한 콘택트 능력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김혜성은 8회초 2사 3루에서 6구 승부 끝에 파울팁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더 이상 안타를 추가하진 못했다. 하지만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팀의 7-4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돼 현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김혜성의 활약 못지않게 많은 관심을 모은 건 바로 오타니의 반응이었다. 오타니는 홈런을 친 뒤 김혜성의 헬멧을 툭 치며 미소 지었고, 더그아웃에 들어와 다시 한번 김혜성과 기쁨을 만끽했다. 오타니는 "김혜성은 정말 대단했다. 어제(5일)도 그랬다. 정말 기쁘다"고 김혜성을 칭찬했다.
김혜성은 "본인이 홈런을 쳤는데, 날 축하해줬다. 정말 영광이었다. 오타니가 워낙 대단한 스타라서 솔직히 아직도 불편하다. 그래도 항상 먼저 말을 걸어줘서 (팀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디애슬레틱은 "김혜성과 오타니는 김혜성의 다저스 입단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김혜성은 오프시즌 동안 오타니와 같은 훈련 시설에서 함께 훈련했다"며 "또한 두 사람은 CAA스포츠 소속이다. 오타니가 김혜성의 최종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게 아닐지 몰라도 두 사람의 관계는 더 돈독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성은 주변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김혜성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동료들에게도 느껴졌다"며 "김혜성은 빅리그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의 운동 능력은 최근 수년간 다저스에 없었던 요소다. 김혜성은 확실하게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혜성은 7일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은 7일 경기에서 중견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REUTERS, AFP, EPA/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