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리버풀 팬들이 클럽 유스 출신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이적을 결심하자 격렬한 분노를 드러냈다.
스페인 매체 '디아리오 아스'는 6일(한국시간)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이탈은 팬들에게는 별로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으며, 팬들은 아놀드의 유니폼을 불태웠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은 지난 5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올여름 현재 계약이 만료되면 클럽을 떠날 의사를 리버풀에 통보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아놀드는 2025년 6월 30일에 계약이 끝나면 리버풀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20년간 이어진 리버풀과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1998년생 풀백 아놀드는 리버풀 유스 시스템이 배출한 월드 클래스 라이트백이다. 6살 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리버풀 한 팀에서만 뛴 아놀드는 2016년 1군에서 데뷔한 이후 352경기에 나와 23골 92도움을 기록했다.
오른발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킥력을 바탕으로 한 아놀드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아놀드는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만 3번(2018-19, 2019-20, 2021-22시즌)이나 선정되면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라이트백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아놀드가 팀의 부동의 라이트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리버풀은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놀드는 1군 데뷔 후 리버풀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트로피를 9개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도 팀의 주전 선수로 활약 중인 아놀드는 41경기에서 4골 8도움을 기록해 리버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무려 20년을 함께하며 리버풀의 전성기에 일조한 아놀드는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결정했다. 리버풀과 아놀드 간의 계약은 오는 6월 30일에 만료된다.
아놀드가 재계약을 거절하고 리버풀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그는 2024-25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리버풀을 떠나기로 결정한 아놀드의 다음 행선지는 스페인 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이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알렉산더-아놀드는 FA로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스페인의 소식통은 아놀드와 레알이 7월부터 시작되는 6년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놀드의 레알 입단 계약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몇 주 내로 체결될 예정이다"라며 "리버풀은 지난해 12월 레알의 아놀드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이적료를 받기 보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스 출신인 아놀드가 FA로 클럽을 떠나기로 결정하자 리버풀 팬들은 격렬한 분노를 드러냈다.
'디아리오 아스'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리버풀 퇴단 결정은 리버풀 서포터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분노와 실망감이 금세 표면화됐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몇몇 리버풀 팬들은 아놀드에게 "비열하다", "넌 스티븐 제라드처럼 될 수 없어", "진정한 충성심은 그런 식으로 드러나지 않아. 넌 패배자야", "배신자"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매체는 "이는 아놀드를 향한 친절한 인사 중 일부에 불과했다. 리버풀 팬들은 아놀드를 맹렬히 비난했고 , 팬들이 그의 상징적인 등번호 6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불태우는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도 아놀드에 대한 리버풀 팬들의 분노를 이해했다.
아놀드의 퇴단이 확정된 후 캐러거는 '텔레그래프'를 통해 "마이클 오언이 좋은 예이다. 오언이 레알로 떠나는 순간 리버풀 팬들가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공격수 오언도 리버풀 유스 출신에 2001년에 발롱도르를 수상한 세계적인 공격수라 리버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2004년 레알로 이적하기로 결정하면서 리버풀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캐러거는 "로컬 선수가 그런 선택을 하면 팬들의 반응은 더 격하다"라며 "레알은 리버풀보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더 많이 한 유이한 클럽이다. 로컬 선수가 그런 클럽에 합류하기로 결정하면 팬들이 느끼는 분노는 더 강해진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반응이 이성적이지 못하다, 순진하다, 정상이 아니다고 말할 수도 있다"라며 "실제로 내게도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아놀드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주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팬들이 느끼는 감정을 평가할 때 누가 더 순진하고 비이성적인 건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이언 긱스나 폴 스콜스가 전성기 때 레알로 이적했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기뻐했을까? 존 테리가 레알에 FA로 합류했으면 첼시 팬들이 행운을 빌어줬을까? 부카요 사카가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레알로 가겠다고 하면 아스널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선수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아놀드는 제라드의 뒤를 이어 리버풀의 주장이 되고 싶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리버풀 팬들은 그가 이런 과정을 밟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팬들이 화를 내는 건 당연하다"라며 리버풀 팬들의 분노에 공감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