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가 바이에른 뮌헨의 통산 34번째 우승으로 종지부를 찍은 가운데, 우승의 감동을 뒤덮는 논란이 불거졌다.
뮌헨의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조기 우승이 확정되면서, 김민재는 유럽 5대 리그 중 두 곳에서 정상을 밟은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그러나 우승의 감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뮌헨 구단이 김민재를 우승 기념 이미지에서 배제하면서 국내외 팬들의 비판을 받았고, 일각에서는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뮌헨의 리그 우승은 지난 5일(한국시간) SC 프라이부르크와 바이엘 레버쿠젠의 리그 32라운드 경기 결과로 확정됐다. 레버쿠젠이 2-2로 비기면서, 승점 76점을 기록한 뮌헨은 남은 두 경기와 관계없이 승점 68의 레버쿠젠과의 격차를 유지하며 통산 34번째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는 김민재 개인에게는 지난 2022-2023시즌 세리에A 나폴리 우승에 이은 두 번째 유럽 리그 우승이다.
김민재는 뮌헨 이적 첫 해에 적응 문제와 아시안컵 이후의 체력 저하, 그리고 부상으로 고전하며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 시즌은 상황이 달랐다.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 아래에서 김민재는 주전 센터백으로 중용됐고, 시즌 중반부터 아킬레스건 염증이라는 부상을 안고도 27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수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뮌헨의 리그 최소 실점(32경기 32실점)에는 김민재의 꾸준한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이 겪은 수비진의 연쇄 부상 속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전경기 수준으로 출전하며 팀 수비의 중심을 지켰다.
선발 및 교체 수비자원 다수가 이탈했지만 김민재는 부상을 안고서도 그 공백을 메웠고, 전 세계 수비진 붕 가장 적은 휴식시간을 가지며 강행군을 이어온 결과, 김민재는 한국 축구 역사상 전례 없는 업적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우승의 감격이 가시기도 전에 논란이 일었다. 뮌헨 구단의 공식 콘텐츠에서 김민재의 존재는 이상하리만치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란은 뮌헨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우승 기념 영상 '우승컵을 집으로 가져왔다(Brought it home)'에서 본격화됐다.
해당 영상의 대표 이미지(썸네일)에는 이번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축 선수들이 자리했지만, 김민재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해리 케인,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등 기존의 간판 선수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팬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날카로웠다. 특히 이 동영상의 댓글에 한국 팬들은 "시즌 내내 헌신한 선수를 우승 기념 이미지에서 제외하는 것은 의도적인 배제이자 심각한 무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김민재가 없었다면 뮌헨의 시즌이 이렇게 끝날 수 있었겠는가"라는 반응도 이어졌고, 단순한 마케팅상의 실수로 보기 어려운 정황에 대해 '인종 차별'이라는 문제 제기가 뒤따랐다.

그 배경엔 김민재의 막대한 공헌도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팀 내에서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포함한 전체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복수의 독일 현지 언론들도 김민재를 두고 시즌 내내 부상 없이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한 유일한 수비 자원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공로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콘텐츠 배치에서는 이런 공헌이 철저히 외면당했다. 단순히 유튜브 썸네일에서 제외된 것을 넘어, 시즌 후반기 들어 구단이 운영하는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기념 콘텐츠에서 김민재의 존재감은 점점 옅어졌고, 이는 '인종 차별이다'라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했다.
또한, 뮌헨의 우승을 축하하는 분데스리가 공식 유튜브의 영상에도 김민재의 모습이 빠지면서 해당 논란을 더욱 키웠다. 뮌헨의 우승 기념 노래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올린 영상에는 뮌헨 선수단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 영상에도 김민재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김민재보다 출전 시간이 적은 에릭 다이어와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 등은 그려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이러한 소외의 배경일 수 있다고 본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빌트', 'TZ' 등 현지 유력 매체들은 최근 김민재가 시즌 종료 후 이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구단 측도 그에 대해 적절한 제안이 오면 이적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뉴캐슬, 그리고 사우디 클럽들이 김민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적설 여부와는 별개로, 구단이 선수의 기여도를 무시하고 공식 채널에서 존재를 희석시키는 태도는 명백한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김민재가 뮌헨 입단 후 보여준 헌신, 그리고 실제 성과는 그런 대우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구단 측은 논란이 된 유튜브 영상의 썸네일을 교체했고, 새로운 이미지에는 김민재가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김민재 개인의 문제를 넘어, 유럽 구단이 비서구권 출신 선수들에 대해 갖는 인식의 편향성을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오는 11일 뮌헨은 묀헨글라트바흐와의 홈경기에서 공식 우승 세리머니를 거행한다. 알리안츠 아레나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와 함께 트로피 수여식이 열리며, 김민재 역시 그 영광의 순간을 맞이할 예정이다.
해당 논란과 이적 여부를 배제하고, 김민재가 이번 시즌 보여준 활약은 그가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사진=연합뉴스/뮌헨 유튜브 캡처/분데스리가 유튜브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