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AI 흐름을 타고…유럽서 '청소년 테러범'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입력 2025-05-05 18:45:39 수정 2025-05-05 18:45:39
최근 유럽 테러 용의자 상당수는 18세 미만 '청소년'
테러단체들, AI·소셜미디어 활용해 프로파간다 전파


테러 피해자 추모하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2015년 11월 파리 테러 피해자 추모하는 시민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유럽에서 최근 '청소년 테러범'이 급증하고 있어 현지 대테러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후 유럽에서 체포된 이슬람주의 테러 혐의자 60명 가운데 3분의 2가 18세 미만이었다.

벨기에에서는 2022∼2024년에 발생한 테러 사건 가운데 3분의 1이 미성년자가 가해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영국에서는 테러 용의자 5명 중 1명이 아동·청소년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 팬데믹 기간 영국에서 체포된 테러 용의자를 연령대별로 나눠본 결과, 대다수 연령대와 달리 유일하게 청소년 연령대에서만 체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범죄 혐의도 '어린애 장난'으로 볼 수준은 한참 넘어선다.

벨기에에서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돼 재판 중인 체첸 난민 출신 압둘 가다예프(19)의 사례가 상징적이다.

가다예프는 2015년 프랑스에서 90명이 사망한 테러 사건 '바타클랑 습격'(2015년 11월 파리 테러)을 모방해, '바타클랑 2.0'을 벌이고 싶다고 온라인에서 밝혔다가 15∼17세의 다른 공모자와 함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압수한 가다예프의 휴대전화에서는 바타클랑 습격을 비롯한 테러 사건 다수를 조사한 흔적이 발견됐다. 참수 사건 피해자의 두상 사진도 저장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다예프는 법원 신문 과정에서 "잘못한 게 없는 것 같다"고 항변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사건 외에도 오스트리아에서는 몬테네그로 출신의 14살 여성 청소년이 '불신자'를 공격하려다 체포됐다. 경찰이 압수한 흉기 중에는 도끼도 있었다. 자택에서는 이슬람국가(IS)의 선전물도 나왔다.

빈에서는 17∼19세 테러 용의자가 수백명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다 검거됐다. WSJ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들의 계획에 대해 '매우 진전됐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결국 오스트리아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3차례나 취소됐다.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받아 테러에 가담하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갈수록 빠르게 확산하는 극단주의 정치선전의 영향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소셜미디어가 주요 통로로 지목된다.

소셜미디어가 이용자의 관심을 끝없이 붙잡도록 정교하게 발전하면서 이런 채널을 주로 이용하는 10대 사이에서 극단주의 정치선전의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강력하게 발전한 인공지능(AI)이 그 속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 전문가는 WSJ에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간 본성의 깊숙한 곳의 감정까지 건드릴 수 있다'며 "AI와 알고리즘이 (테러단체의) 신입 대원 선발 업무를 일부분 맡아주고 있다. 다만 테러 단체보다 한 100배는 일을 잘할 뿐"이라고 말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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