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국방장관 "인도 공격 가능성…2∼3일 내 일어날 수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영유권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파키스탄군이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을 넘은 인도 무인정찰기 쿼드콥터를 격추하고, LoC 사이에서 양군의 교전이 계속되는 등 무력 충돌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 파키스탄 뉴스채널 SAMAA TV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파키스탄군은 이날 파키스탄령 빔버지구 마나와르 구역에서 인도군 무인정찰기가 파키스탄 영공을 침범한 것이 발견됐다며 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파키스탄군 소식통은 SAMAA TV에 이번 일을 설명하며 파키스탄군은 모든 침략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인도군 당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LoC를 두고 소규모 교전이 5일째 이어졌다고 밝혔다.
인도군은 "파키스탄군이 정당한 이유 없이 LoC 전방 지역에서 소총 사격을 했고 도발에 신중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며 이번 일이 쿠프와라와 바라물라, 악누르 구역 맞은편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당국은 또 카슈미르 지역 관광지 87곳 중 48곳을 폐쇄하고 나머지 관광지들에 대해서는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인도군이 무력 행동에 나서기 전 이 지역에서 관광객들을 내보내기 위한 선제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인도의 침공이 임박했다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와자 무함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만약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2∼3일 안에 일어날 것"이라며 "즉각적인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선 "이제 상황이 임박했기 때문에 우리는 병력을 증강했다"며 인도가 파키스탄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인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관계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는 이번 사건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며 파키스탄으로 흘러가는 인더스강 물줄기를 방해하지 않기로 한 '인더스강 조약' 효력을 중단하고 인도 내 파키스탄인 비자를 취소하는 등 제재에 나섰다.
파키스탄은 테러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 금지, 무역 중단과 인도인 비자 취소 등으로 맞섰다.
이후 두 나라의 사실상 국경선인 LoC를 두고 소규모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으며 유엔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이 나서 양국과 접촉하며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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