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앞 캐나다 '미국발 허위정보' 홍수…주무대는 머스크의 엑스
연합뉴스
입력 2025-04-26 15:57:33 수정 2025-04-26 15:57:33
현 총리 폄하, 보수후보 지원 조직적 활동…선거결과 왜곡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오는 28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둔 캐나다에서 보수파 후보를 지원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미국발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에 범람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를 왜곡하기 위한 가짜뉴스의 원천으로 주로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가 의심받아 왔던 것과 달리 이번엔 미국이 진원지로 지목된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과 함께 35만건 넘는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일군의 계정을 식별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계정들은 현 캐나다 총리인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를 깎아내리고, 경쟁 상대인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를 홍보하는 정보를 공유했다.

카니 총리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 있는 것처럼 사실을 오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높은 빈도로 방대한 게시물을 올린다거나, 콘텐츠를 그저 리트윗하거나 링크만 공유하는 등 봇(자동 프로그램)으로 의심되는 특징도 이들 계정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USC 연구팀을 이끈 루카 루체리 교수는 "계정을 잘못 분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중한 접근법을 취한 만큼, 실제로는 더 많은 계정과 조직이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선서 맞붙는 카니 총리(오른쪽)와 포일리에브르 대표[로이터=연합뉴스]

연구팀은 이들 계정이 기반을 둔 지역을 식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학계 등에서는 최근 들어 미국에서 유입되는 허위 정보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우파 팟캐스터나 인플루언서, 봇 계정 등이 소셜미디어의 '콘텐츠 통제 완화'를 틈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몬트리올 맥길 대학의 미디어생태계 연구소장인 앵거스 브리지먼 교수는 "최근 미국 인플루언서 영역에서 대규모 허위 정보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며, 캐나다의 차기 지도자로 포일리에브르 대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애초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차기 총리로 유력해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의 여파로 집권 자유당 지지도가 반등함에 따라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열세에 놓여 있다.

그러나 엑스 플랫폼 내에서는 여론조사와 추세와 달리 게시물의 약 80%가 카니 총리를 비판하고 포일리에브르 대표를 옹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FT는 보도했다.

엑스를 넘어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도 미국발 허위 정보의 침투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캐나다 디지털 미디어 연구 네트워크는 페이스북 내 그룹들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성 발언을 지지하는 데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가짜뉴스 추적회사 사이아브라는 카니 총리를 '선출되지 않은 엘리트주의자'로 묘사하고 조작된 사진을 퍼뜨리는 봇 계정 활동이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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