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조문시간 연장…새벽에만 잠시 멈췄다가 곧바로 입장 재개
최종 안치될 장소도 공개…"대성전 촛대 받침 보관하던 벽면 공간"
최종 안치될 장소도 공개…"대성전 촛대 받침 보관하던 벽면 공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운구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지 약 스무 시간 동안 12만명이 넘는 조문객이 다녀갔다고 교황청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청은 조문 첫날인 23일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당초 자정까지로 예정됐던 조문 시간을 이튿날 새벽 5시 30분까지로 연장해 밤새 조문객을 받았다.
이후 청소를 위해 90분간 문을 닫았다가 24일 오전 7시부터 곧바로 조문을 재개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23일 오전 11시부터 이튿날인 24일 오전 8시까지 12만8천명이 넘는 조문객이 관에 담긴 교황을 직접 마주하고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조문 첫날 자정을 넘겨 2시간이 넘게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멕시코에서 온 조문객 에밀리아노 페르난데즈는 AP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여기서 기다릴지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서 "이는 내가 얼마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을 존경했는지를 보여 줄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뉴저지주에서 아내와 함께 온 리처드 램은 로이터에 3시간 30분이 넘게 기다렸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온 조문객들과 함께 걸으며 기다린 시간 자체로 숭고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성 베드로 대성전과 광장은 24일에도 교황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조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늦은 밤과 새벽까지 이어진 고된 대기 시간에도 개의치 않고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겠다는 일념뿐이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교황청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조문 시간을 연장, 25일 새벽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만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을 뿐 계속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았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교황의 시신은 조문 사흘째인 25일 오후 8시까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후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렐 추기경의 주재 아래에 관을 닫는 의식이 진행되며, 26일 오전 장례 미사가 열리는 성 베드로 광장 야외 제단으로 운구된다.
교황의 장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국가원수 약 50명과 군주 약 10명을 포함해 130여개국에서 온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례 미사를 마치면 교황의 시신은 교황이 마지막 안식처로 택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옮겨진다.
교황청에 따르면 이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는 교황청이 초청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이 도착한 교황의 관을 맞이할 예정이다. 교황청은 "가난한 이들은 하나님의 마음 안에 특별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황청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교황의 시신이 최종적으로 안치될 무덤 공간의 모습도 공개했다.
대성전의 벽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이 공간은 교황이 직접 자신의 무덤으로 택한 장소로, 과거 대성전의 촛대 받침을 보관하던 곳이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교황의 관이 놓을 위치에는 흰 대리석 받침에 "프란치스쿠스"라는 교황의 라틴어 이름만이 새겨져 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