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가 감독 교체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단 수뇌부가 위르겐 클롭, 카를로 안첼로티, 사비 알론소 등 유럽 축구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급 감독들을 후임 후보군에 올려 논의했다는 깜짝 보도가 나와 시선을 끈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단독 보도를 통해 "토트넘 수뇌부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으로 클롭, 레버쿠젠의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의 안첼로티를 내부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체제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후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야심찬 선택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도미닉 솔란케를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6500만 파운드(약 1240억원)에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노팅엄 포레스트전 패배로 리그 18번째 패를 당한 토트넘은 현재 16위에 머물고 있으며,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 가능성은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성적 부진 속에서 구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성과와 관계없이 시즌 종료 후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은 유럽 무대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낸다 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며 "클럽은 다음 시즌 새 인물을 벤치에 앉히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후보군으로 거론된 클롭, 알론소, 안첼로티의 현실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현재 레드불 풋볼 클럽 총책임자로 역임 중인 클롭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과거 프리미어리그 내 다른 팀을 맡을 생각은 없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클롭의 차기 행선지로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내 클럽들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고, 레알 마드리드가 유일하게 언급되고 있다. 그마저도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
레버쿠젠을 이끌고 있는 알론소는 2년 전 토트넘의 제안을 고사한 전례가 있으며, 그 역시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음 시즌을 기점으로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은 안첼로티의 경우, 한때 에버턴 감독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자신의 재기 무대로 삼은 적이 있지만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 물망에도 오른 만큼 토트넘 이동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일단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현 프리미어리그 내 감독들인 본머스의 안도니 이라올라, 풀럼의 마르코 실바, 크리스탈 팰리스의 올리버 글라스너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물론 토트넘 구단 CEO를 맡고 있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빅 네임' 영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내 검증된 감독들 외에도 더 높은 수준의 지휘자를 선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하며 현재 후보군에 올라있는 감독들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닌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이러한 거물급 감독들을 노리고, 실제로 영입에 성공할지언정, 최근 몇 년간 반복된 실패와 무관이 끝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조세 무리뉴,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안토니오 콘테 등 유럽 정상급 지도자들이 토트넘 감독직을 차례로 실패하면서, 구단의 전반적인 구조와 철학 부재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고, 이제는 단순히 감독 교체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축구 해설가 크레이그 포스터도 최근 '와이드 월드 오브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진짜 문제는 감독이 아니라 철학이 없는 구단 자체"라고 강조하며 감독을 교체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는 젊은 재능을 키우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 속,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잔류 여론도 존재한다.
런던 지역지 '풋볼런던' "토트넘 팬 36%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유임을 지지한다"며 "이는 과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27%)보다 높은 수치로,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 일정 부분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FA 유로파리그에서 토트넘을 준결승까지 이끌고 있고, 노르웨이의 복병 보되/글림트를 상대로 결승 진출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만약 해당 대회에서 우승에 성공한다면,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과 동시에 1984년 이후 첫 유럽 대항전 우승을 기록하게 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획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이미 시즌 이후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4강, 그리고 잔류 경쟁이라는 복잡한 과제를 앞두고 있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결국 핵심은 단기 성적이 아니라 구단의 중장기적 철학 수립이다.
포스테코글루가 유럽 무대에서 성과를 내고, 부상자 복귀를 통한 완전한 전력 재정비에 성공한다면, 그는 여전히 토트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 토트넘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