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랜드 퀘스트 10'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우리는 해답이 아니라 질문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최종현학술원이 함께 발간한 '그랜드 퀘스트 10'(지식노마드)은 향후 10년간 한국이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책은 '도입→개량→자체 기술'로 이어지는 기존 '추격형 성장모델'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제는 최초의 개념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창조적 축적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21명의 과학기술 석학이 집필에 참여해 산업과 기술의 미래를 바꿀 10개의 질문을 도출하고 그 실마리를 제시했다. 단순한 예측이나 가능성의 나열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질문과 답을 이끌어간다.
'역노화 기술로 인간은 다시 젊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노화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과 실현 가능성을 탐색한다. 특정 세포 수준에서 발생하는 역노화가 생명체 수준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또 태양광과 백신, 컴퓨터,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도전'을 전제로 질문을 이어간다. 태양전지의 변환 효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아직 등장하지 않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 수 있을지, 뇌처럼 작동하는 반도체가 가능한지,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징후를 포착할 수 있을지 등 기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참신한 질문들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온실가스를 이용한 플라스틱 생산'과 '3차원 공간 영상', '가상현실을 뛰어넘는 뇌내현실' 등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할법한 첨단 기술의 미래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진다.
질문마다 해당 분야의 젊은 세대 과학자들과의 대화가 담긴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차세대 과학기술 인재들과의 소통을 통해 살아있는 논의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책 서문에서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소망한다"며 "10개의 질문은 한국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584쪽.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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