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추기경, 차기 교황 선출 콘클라베 참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의 관제 가톨릭기구인 중국천주교애국회(中國天主敎愛國會·이하 천주교애국회)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사흘 만인 24일 애도를 표했다.
천주교애국회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의 교회소식 항목에 올린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의 품에 편히 잠들다'는 제목의 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4월21일 오전 7시35분(베이징 시간 오후 1시35분)에 성 마르타의 집에서 향년 88세로 주님의 은혜로운 부름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하느님의 인자함에 의지하며 하느님이 프란치스코에게 천국에서의 영원한 복을 누리게 해 주시길 모두 함께 기도하자"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중국 당국이 통제하는 공식 가톨릭 단체다. 신중국 수립 2년 뒤인 1951년 바티칸과 단교를 선언한 중국은 1957년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어 가톨릭계를 관리해왔다.
종교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용인하지 않는 중국은 교황의 사제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직자를 임명해 교황청과 갈등을 빚었다. 또 천주교애국회 가입을 거부한 성직자를 구금하거나 추방하는 등 탄압하면서 상당수 신자가 '지하교회'로 숨어들었다.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1천여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애국회에 속하지 않고 교황청을 따르는 지하교회 신자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천주교애국회가 교황 선종 사흘 만에야 사진 등 다른 자료 없이 짧은 애도 메시지만 낸 것은 최근 수년간 강화한 당국의 종교 통제와 무관치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후 종교를 중국 문화에 동화시키려는 '종교의 중국화' 정책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종교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천주교 홍콩교구는 초우 사우얀 추기경이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 참석한다고 밝혔다고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홍콩교구는 "초우 추기경이 콘클라베를 위해 바티칸에 갈 예정이지만 자세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SCMP에 말했다.
홍콩은 광저우 관구 소속이지만 교황이 주교와 추기경을 임명하는 등 실질적으로는 교황청 영향 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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