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18개월 내 재가동 전망"…중국 군사력 확장 견제 박차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는데 쓰였던 태평양의 미국 자치령 티니안 섬 비행장이 수십년만의 활주로 재건을 눈앞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1천500마일(약 2천400㎞) 떨어진 티니안 섬의 대형 활주로 두 곳을 재건하는 공사가 내달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비행장은 2차 대전 종전 이듬해인 1946년 폐쇄된 이후 줄곧 방치돼 있었다.
정글에 덮여 있던 비행장을 되살리게 된 것은 군사력을 급격히 증강하며 서태평양 진출을 시도하는 중국을 견제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다.
이에 미국은 4억 달러(약 5천700억원)를 들여 활주로를 재포장하는 등 공사를 진행해 왔다. 티니안 섬 비행장에 새 유도로와 주기장을 추가하는 1억6천200만 달러(약 2천300억원) 규모의 공사도 올해 10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더타임스는 티니안 섬 비행장이 향후 18개월 내에 완전히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국이 수십년 넘게 방치되던 태평양 각지의 군사시설을 정비·재건하는 건 중국의 대만 침공 등을 계기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비오듯 쏟아질 중국의 장사정 미사일에 주요 기지들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몇몇 대형기지에 가용전력 대부분을 모아놓는 대신 여러 지점에 소규모로 분산된 병력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는 '신속전투전개(ACE)'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티니안 비행장의 재건은 ACE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라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서태평양 북마리아나제도의 일부인 티니안 섬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근에 있는 사이판, 괌과 함께 미 공군 작전의 주요 무대였다.
1945년 8월 초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한 미 공군 B-29 폭격기들도 이곳에서 출격했으며, 같은달 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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