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아파트 철거 후 도서관·보건소 등 공공시설 건립
7년 새 인구 2만4천여명 증가…구도심 활성화는 과제
7년 새 인구 2만4천여명 증가…구도심 활성화는 과제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낡은 아파트 대신에 보건소, 도서관이 들어오니 지진 전보다 훨씬 낫니더. 도로도 훤하고."
23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만난 70대 주민은 북구보건소, 포은흥해도서관 등을 가리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흥해읍은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지진의 진앙으로 큰 피해가 생긴 곳이다.
대성아파트는 6개 동 중 4개 동이 지하층 기둥 파손, 벽면 균열 등으로 큰 피해가 났고 심지어 기울어지기도 했다.
경림뉴소망타운은 사용 불가로 판정받았다. 흥해초등학교 건물도 심하게 부서졌고 한동대 일부 건물은 외벽이 파손됐다.
당시엔 멀쩡한 건물을 찾아보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포항지진에 따른 재산피해는 845억7천500만원이다.
전파·반파된 주택이 956건, 소파 판정을 받은 주택이 5만4천139건이다. 학교, 공공건물,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는 421건이다.
피해 상당수가 흥해읍과 장량동 등 진앙과 가까운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7년여가 지난 현재 흥해읍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포항시는 지진 피해 극복을 위해 2019년 흥해읍 일대를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해 2천896억원을 들여 30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파(전부 파손) 판정이 난 5개 공동주택은 사들여 다양한 시설을 지었다.
아파트가 기울 정도로 큰 피해가 난 대성아파트는 모두 철거하고 행복도시어울림플랫폼이란 이름의 복합문화시설로 바꿨다.
지난달 문을 연 이곳에는 포은흥해도서관, 흥해아이누리플라자가 입주했다.
음악 분야를 특성화한 이 도서관은 다양한 시설과 카페만큼 예쁘게 꾸며진 공간으로 시민의 인기를 끌고 있다.
흥해읍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먼 곳에서도 많은 시민이 찾는다.
지난달 3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북구보건소도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복합문화시설이 건립된 뒤 주변에는 새로운 상가가 들어서며 차츰 활기도 찾고 있다.
경림뉴소망타운 터에는 흥해다목적재난구호소가 2022년 1월 준공돼 운영 중이다.
이 구호소는 평소에는 체육·복지시설로 운영되고 재난 발생 때에는 구호소로 운영된다.
대웅파크맨션2차 자리에는 실내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문화센터, 체력단련실, 돌봄센터 등으로 구성된 흥해복합커뮤니티센터가 2023년 10월 문을 열었다.

공공임대주택 건설 공사도 한창이다.
이렇게 흥해읍 도심에 다양한 문화·복지·체육시설이 들어서고 경제자유구역이나 주거단지가 개발되면서 흥해읍 인구가 늘었다.
흥해 인구는 2018년 3월 최저점인 3만3천358명으로 줄었다가 7년 만인 지난달 기준으로 5만7천388명으로 늘었다.
포항지진이 자연 발생이 아니라 인근 지열발전사업에 따른 인위적 지진이란 점이 알려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흥해 구도심보다는 새 주거단지 위주로 인구가 증가해 시가 고민 중이다.
뒤늦게 수리 불가 판정이 난 한미장관맨션은 여전히 금이 간 상태로 남아 있다. 대부분 주민은 집을 비우고서 다른 곳에 산다.
한 주민은 "재건축 준비는 진행하고 있는데 위원장이 공석이어서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문형 흥해읍장은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으로 활기가 감돌고 있고 먼 거리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시민이 많아졌다"며 "앞으로 원도심 상권을 더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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