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차기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계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정부에서 전 세계 미군 배치 조정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역할 범위를 북한에 맞서 동맹국인 한국을 지키는 것을 넘어 대만해협 위기 대응 등 역내 분쟁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또 "한국의 가장 큰 전략적 딜레마는 미국과 중국 간에 대만을 놓고 전쟁이 발발하면 중간에 끼어버린다는 것"이라며 "대만 전쟁을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동참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됐다.
차 석좌는 아울러 북미정상회담이 열려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북미가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 미치지 못하는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안보에 중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합의사항에 포함하면서도 단거리탄도미사일이나 생화학무기 등은 제외하는 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차 석좌는 트럼프 1기 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도움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났던 것과 달리 지금은 김 위원장과 직접 얘기할 수 있다면서 '코리아 패싱'(한국 배제) 우려가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재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아 대북제재 실효성이 낮아진 상황이어서 "북한이 미국과 만날 의지가 그렇게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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