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혈투 끝애 여자프로배구 우승컵을 거머쥐고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결별한 흥국생명이 일본 지도자 요시하라 도모코(54)를 영입한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도 요시하라의 한국행을 주목하고 나섰다.
흥국생명 구단은 10일 "김연경 은퇴 이후 새로운 팀 컬러 구축과 세대교체를 통한 전력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풍부한 지도자 경력과 소통 능력을 갖췄으며 팀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는 말로 요시하마 감독의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노고에 감사한 뒤 "요시하라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겸비한 지도자로, 새로운 리더십 아래 강한 팀워크와 전략적 운영을 바탕으로 다시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시하라 감독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V리그 명문 JT 마블러스 사령탑을 맡아 9시즌 동안 리그 우승 2회, 준우승 3회 등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15-2016시즌은 팀의 1부 승격을 견인했고, 2023-2024시즌은 정규리그 전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어려운 팀을 맡아 승격을 이끌기도 했고 이후 팀을 크게 키워 일본 절대 강자의 위치까지 자신이 키우던 팀을 올려놓은 것이다.
현역 시절 미들 블로커로 활약했던 요시하라 감독은 일본 국가대표로도 오랜 시간 활약했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과 이탈리아 리그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요시하라 감독이 흥국생명과 계약하자 일본 매체도 이를 즉각 다뤘다.
일본 매체인 '발리볼 매거진'은 10일 "V리그 챔피언 흥국생명은 요시하라 토모코가 취임할 것을 발표했다"며 "요시하라는 현역 시절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6 애틀랜타 올림픽, 2004 아테네 올림픽 등 3차례 올림픽에 나섰으며 아테네 대회에서 주장도 맡았다"고 소개했다.
'발리볼 매거진'이 주목한 것은 지도자가 된 뒤 요시하라의 우승 경력이다. 매체는 "현역 은퇴 후 쓰쿠바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해설자 등을 맡은 그는 2015년 JT 마벨라스의 감독에 취임, 당시 2부였던 JT를 1부리그로 승격시키더니 2019-2020시즌, 2020-2021시즌 2연패를 일궈냈다. 이후에도 황후배 우승을 한 번 하는 등 강한 팀을 구축했다"며 흥국생명이 우승청부사 영입했음을 알렸다.
이어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일본 대표팀(B팀) 감독을 맡아 팀을 17년 만의 은메달로 이끈 실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시하라 감독의 취임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배구 교류 및 일본 선수의 한국행 등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다.
"흥국생명에 일본인 선수가 가입하는지, 또 일본 구단과 흥국생명의 친선경기 기회도 이뤄지는지 주목된다"고 했다.

요시하라 감독 취임과 함께 흥국생명은 일본인 코칭스태프 위주로 리더십을 재정비 한다.
한국 여자 배구 역대 최고의 스타 김연경이 은퇴했기 때문에 흥국생명도 다음 시즌을 위한 리빌딩이 필요하다.
요시하라 감독은 수석코치로 세터 출신으로, JT 마블러스에서 요시하라 감독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팀 전술과 조직력 강화를 담당해 왔던 단야마 요시아키를 선임했다.
또한 흥국생명 구단은 체계적인 컨디셔닝과 부상 방지를 위해 일본 전문 트레이너 영입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까지만 해도 여자배구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으나 이후엔 한국의 전력이 급락하면서 일본이 한 수 위 전력을 갖춘 상황이다. 일본은 올림픽 첫 정식종목이 된 1964 도쿄 대회, 12년 뒤 1976 몬트리올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각각 두 번씩 획득하는 등 여자배구에선 전통의 강호라고 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흥국생명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