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물결 세계로' 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봉행(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4-03 11:32:21 수정 2025-04-03 11:35:04
유족·도민·정부 인사 등 2만여명 참석…'평화의 종' 7회 타종, 제주 전역에 사이렌
韓대행 "4·3 정신,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 줘…희생자 추모는 국가의 기본책무"


4·3 희생자 추모 헌화하는 한덕수 권한대행(제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정부를 대표해 헌화하고 있다. 2025.4.3 hihong@yna.co.kr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생존희생자와 유족 등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올해 추념식은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를 주제로 마련됐다.

주제에는 4·3을 극복한 제주인의 정신을 강조하며 평화 정신을 세계로 확산해 유사한 비극을 겪은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염원이 담겼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 치러진 이날 추념식은 4·3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헌화·분향, 추념사, 평화의 시 낭송, 유족 사연, 추모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렸고, 추념식장에서는 사이렌 대신 영상 입체(3D) 기법으로 구현된 '평화의 종' 소리로 본 행사가 시작됐다.

3D 영상 속에서는 오영훈 제주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교육감,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정영남 제주도 재향경우회장, 유족 문혜영씨, 유족 어린이 김해나 양 등 7명이 4·3이 진행된 기간인 7년과 올해 77주년 등을 의미하는 7회 타종을 했다.

추념사 하는 한덕수 권한대행(제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25.4.3 hihong@yna.co.kr

이번 추념식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참석해 추념사를 했다.

한 대행은 2023년 추념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대통령 명의 추념사를 대독했고, 2024년에 국무총리로서 추념사를 한 데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추념식에 참석했다.

한 대행은 "4·3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희생자와 유가족 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완전한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진한 부분에 대한 추가 진상조사를 올해 안에 마무리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에도 더욱 힘쓰겠다"며 "생존희생자와 유족 분들을 돕기 위한 복지와 심리치료를 확대하고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설도 적극 지원하겠으며, 4·3기록물이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며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4·3 희생자 추념식(제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4.3 hihong@yna.co.kr

우원식 국회의장은 "4·3 특별법과 함께 국가 차원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적지 않다"며 "원통한 마음이 모두 풀리는 해원의 날까지 국회가 제주와 함께 그 길을 지키겠다. 제주의 기억을, 우리의 약속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4·3의 극복 과정은 과거사 해결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했고, 오늘날 전세계를 선도하는 평화와 인권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며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통해 마지막 단 한명의 희생자까지 찾아 예우하고, 희생자들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창범 4·3유족회장은 "대한민국이 국민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정의와 양심의 공동체로 4·3의 비극이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의 국가로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22대 국회에 발의된 4·3특별법 개정안과 국립제주트라우마치유센터가 국비로 운영될 수 있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줄 것 등을 요청했으며,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성원을 부탁했다.

슬픈 제주의 4월(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은 유족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2025.4.3 jihopark@yna.co.kr

이날 추념식에서는 4·3 문화해설사 홍춘호 씨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하는 제주4·3의 역사와 명예회복, 평화의 섬 선포 20주년,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활동 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제주 출신 김수열 시인은 평화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시를 낭독했다.

유족 사연으로는 4·3 당시 29세였던 고 김희숙씨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통해 당시 4세였던 아들 김광익씨, 손자 김경현씨까지 3대가 70여년 만에 만난 이야기가 소개됐다.

김경현씨는 딸 김해나양과 무대에 올라 "채혈 한 번의 결과로 할아버지 유해를 찾았고, 섯알오름에서 돌아가셨을거라 생각했던 할아버지가 제주공항에 묻혀계셨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며 "아버지께서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셨을 때 외치셨던 그 말 저도 아버지께 외쳐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마지막으로 가수 양희은씨와 벨라어린이합창단이 '애기 동백꽃의 노래', '상록수'를 부르며 본행사가 마무리됐다.

본행사에 앞서 오전 9시부터 종교의례와 추모 공연 등 식전행사도 진행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정부에서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형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등 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타 시·도 광역단체장, 교육감들도 추념식장을 찾아 희생자 넋을 기렸다.

4·3희생자 추념일은 지난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제주4·3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등재가 권고돼 최종 등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제주=연합뉴스)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위패봉안관을 찾은 유족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2025.4.3 [제주도사진기자회] jihopark@yna.co.kr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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