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우즈베키스탄 20세 수비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일 머니' 인수 뒤 맨체스터 시티의 첫 아시아 선수로 확실시되자 그를 노렸던 몇몇 구단들이 영입전에서 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를 오랜 기간 눈여겨봤던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후사노프에 대한 러브콜을 거뒀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가 후사노프에서 발을 빼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최근에 생겼다고 알렸다. 신문은 10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뉴캐슬은 겨울이적시장 초반 후사노프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며 "그러나 경쟁에 너무 강했다. 맨시티가 그를 데려가겠다고 달려들면서 두 구단은 이길 방법이 없었다. 불과 몇 시간 전 포기 의사를 후사노프 현 소속팀인 랑스에 전했다"고 주장했다.
두 구단은 맨시티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식으로 후사노프를 유혹했다.
하지만 랑스가 생각하는 이적료를 맞춰줄 수 없었다. 후사노프는 겨울이적시장 초기만 해도 이적료가 2000만 유로(303억원) 안팎일 거라는 얘기가 나왔다.
며칠 뒤 맨시티가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을 폭등했고, 레알 마드리드까지 후사노프 영입을 타진하면서 더 뛰었다.
랑스는 후사노프를 팔아 구단 재정 갚겠다는 의사를 확고하게 드러냈다. 레퀴프는 "랑스는 4000만 유로(607억원) 아래로는 후사노프를 팔 의향이 전혀 없다"고 했다.
2004년 2월에 태어나 다음달 만 21세가 되는 후사노프는 중앙아시아 축구 강국 우즈베키스탄이 키워낸 보석 같은 센터백이다.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0일 후사노프의 맨시티 이적에 대한 자신의 글에 모래시계를 붙여 입단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이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도 그린 라이트를 켰다. 후사노프는 맨시티의 주요 타깃이며, 현재 랑스와의 합의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 후사노프도 이적을 원해 개인 조건에 동의했다"라고 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의 저명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후사노프의 이적료가 5000만 유로(757억원)를 기본으로 하며 후사노프가 맨시티를 떠나 다른 구단으로 갈 경우 랑스가 추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애드-온'까지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플레텐베르크의 주장이 맞다면 김민재가 지난 2023년 7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때 기록했던 아시아 이적료 기록 5000만 유로를 넘게 된다.
맨체스터 유력지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이번 이적시장 초기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사노프에 대해 매주 주전에 도전할 선수라기보다는 유망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어린 나이에 맨시티 입단한 수비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요슈코 그바르디올도 21살에 맨시티에 왔다. 그런데 수비수들 부상 문제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질 않으면서 맨시티의 시즌이 흐트러졌고 과르디올라 감독도 후사노프를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2004년생 우즈베키스탄 센터백 후사노프는 186cm의 탄탄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3년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에 데뷔했는데 벌써 A매치 14경기를 뛰었을 정도로 자국에서 기대가 큰 유망주다.
연령별 대표로는 이미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20세 이하 아시안컵서 주전 센터백으로 출전해 1실점만 내주며 우승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해 열린 U-23 이시안컵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을 준결승에 올려놓는 주축 역할을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올라 2024 파리 대회를 누볐다.
2022년 18세 나이에 벨라루스 구단 에네르게틱 민스크에서 프로 데뷔한 후사노프는 이듬 해 프랑스 랑스와 계약하며 단숨에 빅리거가 됐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축구 사상 첫 리그1 선수가 됐다.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아스널을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도 치른 그는 지난 시즌엔 후보 센터백으로 출전해 총 15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리그1 16경기 중 13경기에 출전했는데 그 중 선발이 11차례다. 확실한 주전이 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리그1 '이달의 신인' 후보에 선정되더니 상을 탔다.
이어 이번 시즌 리그1 전반기 베스트11에 뽑히면서 모든 유럽이 주목하는 대형 센터백으로 떠올랐다.
후사노프는 지난해 10월부터 토트넘 입단설이 나돌았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호주에서 온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아시아 선수를 너무 총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으나 지금은 손도 못 대고 포기하는 선수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 랑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