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나는 이 구단을 사랑한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지만, 그 반대는 아닌 것 같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동행에 끝이 보이는 모양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이 7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의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했지만, 장기 계약 체결은 생각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날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구단 간 계약에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에 남는다.
구단은 "2015년 8월 구단에 합류한 쏘니는 우리와 함께하는 동안 글로벌 스타가 됐으며 토트넘의 현대 시대에 위대한 선수가 됐다"라며 그가 토트넘에서 많은 걸 해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난 구단을 정말 좋아하고 난 10년간 보내온 세월을 사랑한다"라며 "1년이란 기간을 더 뛸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주장으로 어린 선수단을 이끄는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정말 많은 책임감이 필요로 하고,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는 팀은 어릴 적 모든 아이가 꿈꾸는 팀이기 때문에 주장을 맡은 순간부터 더 많은 발전, 모든 선수에게 좋은 모범, 리더, 그리고 하는 모든 일들이 옳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또 "난 항상 정말 어려운 시기가 올 때, 바닥에 떨어졌을 때, 다시 뛰어올라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다시 올라가야 한다. 나쁜 때가 있다면 좋은 때도 다가온다"라며 지금 구단의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2021년 4월, 토트넘 4년 재계약을 맺어 올해 여름까지 계약기간을 늘린 뒤, 또 한 번의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21세기 토트넘 역사에서 해리 케인 다음으로 가장 훌륭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급 스타플레이어다.
2015-2016시즌부터 현재까지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구단 통산 431경기를 소화하며 구단 통산 최다 출전 11위에 올라 있고 169골을 넣어 구단 통산 득점 역대 4위의 기록을 달성했다. 프리미어리그 도움은 현재 68개로 구단 최다 기록을 최근에 경신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 잉글리시 FA컵, 잉글리시 리그컵 등 공식전 431경기에 출전해 169골을 넣었다. 구단 통산 득점 4위에 올랐고, 토트넘 역대 최다 도움(68개)을 달성했다.
개인 수상도 화려하다.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로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으며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어워즈에서 한 해 가장 훌륭한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상도 탔다.
토트넘 입단 2년 차인 지난 2016년 9월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수상했다.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를 총 4번 타면서 프리미어리그 33년사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 반열에 올라섰다.
아울러 지난 2023년 8월엔 토트넘 141년사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주장을 맡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도 토트넘 캡틴 완장을 왼쪽 팔뚝에 차고 있다.
팀에 대한 공헌도도 높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물론 2018-2019시즌 토트넘을 대회 결승전에 처음 진출시키며 이름값을 높였다.
더불어 프리미어리그에서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려 여덟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해 역대 리그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위대한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리그 이달의 선수 역시 4회를 받으며 앨런 시어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제이미 바디, 티에리 앙리 등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9-2020시즌 번리와의 홈 경기에선 70m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득점을 기록했고 이 득점으로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이며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나아가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리그 23골을 터뜨리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라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란 대기록도 남겼다. 손흥민은 노리치 시티와 최종전에 멀티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은 물론, 승리로 팀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도 큰 기여를 했다.
토트넘에서 많은 것을 이룬 만큼, 손흥민은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ESPN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애 애정을 보이며 더 긴 시간 함께 하길 바란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토트넘의 결정은 손흥민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추측이 종식됐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을 희망했었다"라며 "하지만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토트넘은 단순하게 이미 있던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던 지난해 여름부터 재계약 관련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름에 방한 투어를 하면서 손흥민의 재계약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기보다 "손흥민은 필요한 선수"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앞서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가 지난해 4월 처음 손흥민의 계약이 1년 연장 옵션이 있으며 토트넘이 이를 발동하려 한다고 보도하면서 '연장 옵션 발동'이 주요 이슈가 됐다.
이후 더선, 가디언, 이브닝 스탠더드 디 애슬레틱이 지난해 6~7월 연장 옵션 활성화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기사를 전달했으나 구단은 역시나 오랜 시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바르셀로나 등 몇몇 빅클럽 이적설이 나돌았다. 오는 6월 FA가 되면 몇몇 구단들이 손흥민의 연봉만 부담하는 선에서 마케팅 가치가 높은 그를 데려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결국 1월 이적시장 안에 손흥민의 계약 연장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다른 유럽 구단들의 손흥민 FA 영입 희망은 사라졌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이 올해부터 보스만 룰에 따라 다음 시즌인 2025-2026시즌 이적을 전제로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달 초에는 거취 논란을 마무리 짓는 게 필요했다.
토트넘은 2019년에도 같은 옵션을 갖고 있었던 당시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옵션을 그해 1월 5일에 발동했다. 이후 토비가 스스로 이적을 원해 알두하일(카타르)로 떠났다.
손흥민은 일단 한 시즌 더 토트넘과 함께하면서 11년 동행을 하게 됐다. 토트넘은 당장 그를 공짜로 보내기 싫어서 1년이란 시간을 확보했는데 그 이후엔 토트넘도 손흥민을 어떻게 처리할지 알 길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