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시위 진압대 명칭 차용해 논란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앞장서서 저지하겠다는 이른바 '백골단'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공청년단'은 9일 국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예하 조직으로 백골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할 때도 관저 인근에선 하얀 헬멧을 쓴 청년들이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반공청년단 단체 채팅방에선 "대통령 민간수비대로 참여할 분들은 하얀 모자나 헬멧을 쓴 백골단 멤버를 찾아 문의해달라", "폭도를 저지하는 최전방이니 젊은 남자들이 많이 와야 한다" 등의 내용이 공지되고 있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집회·시위 현장에서 사복 차림으로 시위대 검거를 전담하던 경찰 부대를 일컫는다.
1991년에는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 씨가 시위 도중 백골단이 휘두른 쇠 파이프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대표는 백골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데 대해 "폭력적이란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만 지금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강한 이미지를 가진 백골단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초 이날 오후 6시 30분 한남 관저 앞에서 출범식과 도열 시위를 예고했다가 취소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들은 이들의 등장에 반발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성명에서 "현대사에서 백골단이 벌여온 악행을 생각한다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도 "백골단은 폭력과 야만, 독재와 반민주의 상징"이라며 "탄핵을 외치는 응원봉에 질 수 없어 백골단 몽둥이를 꺼내들었다면 바로 내란세력"이라고 규탄했다.
진보 단체뿐 아니라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백골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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