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두고 나란히 프레스 콘퍼런스…"우리가 글로벌 TV 2위" 신경전도
예상과 달리 AI 홈 강조 안해…TCL, AI 로봇 '에이미' 공개
예상과 달리 AI 홈 강조 안해…TCL, AI 로봇 '에이미' 공개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에 앞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인공지능(AI)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자체 기술력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로 자사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2위라고 강조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TCL은 CES 개막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위대함에 영감을 불어넣다'를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차세대 퀀텀(QD)-미니 LED TV인 QM6K TV 시리즈를 선보였다.
QM6K 시리즈에는 할로(Halo) 컨트롤 시스템, 144Hz의 주사율, TCL이 자체 개발한 AiPQ 프로(Pro) 프로세서, 구글 TV 등이 탑재됐다.
TCL은 세계 최초의 전 과정 미니 LED 개발 센터인 판구 연구소를 소개하며 "2025년을 맞아 새로운 초고에너지 LED 칩을 개발해 밝기 출력을 53% 이상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TCL의 QD-미니 LED 백라이트 기술은 자회사인 CSOT HVA 패널과 결합해 7천대 1의 정적 명암비를 자랑하며 경쟁사보다 최대 5배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TCL은 처음으로 '제로-딜레이 과도 응답' 기술을 도입해 입력 신호와 백라이트 반응 사이의 지연을 거의 없앴다고 설명했다.
TCL은 종이 질감으로 눈의 피로도를 낮춘 디스플레이 패널인 NXT 페이퍼 4.0을 공개하고 이를 적용한 태블릿과 스마트폰도 공개했다.
TCL에 앞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 하이센스는 116형 트라이크로마(Trichroma) 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센스는 '적녹청(RGB) 로컬 디밍 기술'을 적용해 밝기, 대비, 색 정확도를 개선해 화질을 크게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116형 트라이크로마 LED TV의 밝기는 최대 1만니트(nit·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다.
하이센스는 "RGB 로컬 디밍 기술의 정밀도를 구동하는 최첨단 칩셋인 플래그십 하이뷰(Hi-View) AI 엔진 X는 AI 기반 개선 기능을 통해 모든 프레임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탁월한 선명도와 부드러운 전환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하이센스는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기술로 기존 TV 에너지 소비를 20%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TCL과 하이센스는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등을 제시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날 행사에서 TV 신제품과 자사의 기술력을 소개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홈을 통한 초개인화된 경험으로의 변화를 내세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국에서 AI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AI 생태계 자체의 변화보다는 AI가 한발 앞서서 해준다는 정도만 언급하고 주력 제품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골드 하이센스USA 대표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만드는 모든 제품에 AI가 자연스럽게 통합되도록 한다. 이러한 초점은 모든 가정에서 의미 있는 혁신을 주도한다"며 "AI는 삶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더 스마트한 설루션을 제공해 삶을 단순화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대신 구글과 협업, AI 챗봇 '제미니' 기능이 탑재된 구글 TV가 제공된다고 밝혔다. TCL은 구글 관계자를 직접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등 미국 내 인기 스포츠와의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리 회장은 "TCL은 '국제화는 현지화'라고 믿는다"며 현지 스포츠와 예술 후원 활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사 모두 '글로벌 TV 시장 2위'를 강조하며 내부 신경전도 벌였다.
리둥성 TCL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대에 올라 "우리의 핵심 비즈니스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TCL TV과 TCL CSOT LCD 패널은 각각 세계 2위"라고 강조했다.
TCL은 북미에서 TV 시장 점유율 증가로 올해 서카나 소비자 가전 성과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하이센스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수치를 인용,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하이센스가 미국 내 87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하자 곳곳에서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깜짝 공개한 AI 반려로봇을 따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TCL은 이날 AI 로봇 '에이미'(AiMe)를 공개했다. 반려동물처럼 아이와 함께 노는 '에이미'의 영상도 선보였다.
TCL은 에이미에 대해 "실제와 같은 AI 동반자"라며 "가족과의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하고 보존한다. 집을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 집안을 순찰하며 사용자의 습관에 적용해 개인화된 대화형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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