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메이저리거들을 대거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이바타 감독은 "최근 여러 메이저리거들과 대화를 나눴고, 대부분이 WBC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1975년생인 이바타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레전드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주니치 드래곤즈(1998~2013) 시절에는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 이종범 현 KT 위즈 코치, 이상훈 해설위원 등 한국 야구의 전설들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2014~2015)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바타 감독은 NPB 베스트 나인 5회(2002, 2004, 2005, 2006, 2007), 골든글러브 7회(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2)의 발자취를 남겼다.
이바타 감독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특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격돌했던 2007 아시아 시리즈에서 주니치의 우승을 견인하고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NPB 통산 성적은 1896경기, 타율 0.281, 1912안타, 56홈런이다.
현역 은퇴 후에는 요미우리 코치를 거쳐 착실하게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 2022년부터 일본 U-12(12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2023년 10월에는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승격, 11월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바타 감독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쓴맛을 봤다. 조별리그 B조에서 호주, 한국, 대만,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를 모두 꺾은 뒤 슈퍼 라운드(4강)에서 미국, 베네수엘라, 대만을 격파하면서 막강한 전력을 뽐냈지만 마지막 경기 패배가 뼈아팠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24일 2024 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대만에게 0-4로 무릎을 꿇었다. 변명의 여지 없는 참패를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안방 도쿄돔에서 일본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일본이 프로선수들이 출전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대만에게 패한 건 처음이었다. '패장' 이바타 감독을 향한 언론과 팬들의 비판이 크게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바타 감독은 일단 프리미어12 준우승의 아픔을 뒤로하고 2026 WBC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스즈키 세이야, 이마나사 쇼타(이상 시카고 컵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 등 현역 재팬 빅리거들을 대거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대회 우승을 차지한 2023 WBC에서도 '슈퍼스타' 오타니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오타니는 지난해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하고, 메이저리그 최초의 단일 시즌 50홈런-50도루를 기록하는 등 야구라는 종목을 대표하는 전설로 거듭났다. 오타니가 일본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전력은 크게 업그레이드된다.
WBC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도 오타니의 출전 여부는 중요하다. 오타니가 뛰느냐 마느냐에 따라 대회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은 2026 WBC 본선 1라운드에 C조에 편성됐다. 2023년 대회와 마찬가지로 호주, 한국, 체코와 차례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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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