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하나 두고 집회…경찰 통제에 충돌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이율립 기자 = 대통령 관저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주장하는 집회와 반대하는 집회가 사흘째 이어졌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5일 오후 관저 인근 일신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3일 이후 이곳에서 밤샘 집회 중이다. 일부 시민은 새벽부터 내린 폭설에도 방한을 위한 은박 비닐을 몸에 두르고 자리를 지켰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양옥희 회장은 "윤석열 체포를 위해 한겨울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노동자, 농민, 시민이 2박 3일 동안 지키고 있다"며 "체포, 구속될 때까지 트랙터 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전날 경찰관 폭행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현행범 체포됐다가 이날 오전 석방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2명도 참석해 발언했다.
이들은 집회를 잠시 멈춘 뒤 오후 7시 재개했다. 또 지도부를 중심으로 체포영장 만료일인 6일까지 밤샘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꺼내 들었다.
본 무대 뒤편에는 '윤석열 처단·내란의힘 해체' 등이 적힌 난방 버스가 자리했다. 버스 내부에는 시민들이 적은 쪽지들이 나붙었다.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오후 8시 기준 1만1천명, 오후 9시 기준 5천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오후 8시 30분 기준 5만여명으로 추산했다.
비상행동 주최 집회 후미에서 약 10m 떨어진 골목에선 신자유연대 측이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탄핵반대',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민주노총 깡패노조"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과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기동대 차량과 펜스 등으로 구역을 구분하며 충돌은 없었다.
비상행동 측과 약 400m 거리인 한강진역 인근에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밤샘 집회도 이어졌다.
오후 8시 기준으로 경찰 비공식 추산 8천명, 오후 9시 기준 5천명이 모여 탄핵소추 무효와 대통령직 즉각 복귀를 주장했다. 주최 측은 오후 8시 기준 1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의 입장문 발표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응원했다.
이들이 모인 국제루터교회 인근에는 '박종준 경호처장님 대통령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이 적힌 화환 약 70개가 늘어섰다.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 2차장 출신인 임종득 의원이 발언자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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