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트럼프 취임 전 회동 검토…'고용 공헌' 강조할 듯"
연합뉴스
입력 2024-12-24 10:43:23 수정 2024-12-24 10:43:23
"미일 동맹 중요성 재확인 성과 희망…트럼프 과도한 요구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취임 전에 회동할지 조만간 판단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 만찬 이튿날인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매우 중시한다"며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일본 정부에 내달 중순 회동 일정을 제시했고, 양측은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내달 상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 정기국회는 내달 24일께 소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가 내달 20일인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 전에 회동한다면 동남아 방문과 정기국회 개원 전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에 과도한 요구를 할 위험도 있다는 경계감도 있어 회동의 예상 성과를 판단한 뒤 최종적으로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이른 시일 내 이시바 총리와 회동을 추진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회동했고, 이를 계기로 '밀월 관계'를 구축한 성공 체험 재현을 노렸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려 했으나, 트럼프 당선인 측이 원칙적으로 취임 이전에는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뒤 회담하는 전략으로 전환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 회동이 가능하다고 발언하면서 재검토하게 됐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정부는 회동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직전이라 일정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측이 원하는 성과는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미국이 동아시아 안보에 계속 관여한다는 언질을 얻는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는 것도 상정하고 있다.

앞서 아베 전 총리가 2017년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 양국 정상은 미국이 핵과 재래식 전력을 모두 사용해 일본을 방위한다고 확약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시바 당선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안보와 통상 등에서 과도한 요구를 할 것을 대비해 당선인이 중시하는 미국 고용 확대에 일본 기업의 공헌을 보이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동맹국과 관계에서도 가치보다는 '돈 문제'를 우선하면서 일본에 방위비나 주일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미국에 712억달러(약 97조9천억원) 무역흑자를 거둔 일본에 대해 관세 인상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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