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게임업계는 여러 사건·사고와 변화들로 인해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 불특정 다수에 대한 디도스 공격,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법정 분쟁, 굵직한 국산 게임들의 출시, 국내외 글로벌 게임쇼, 국정감사와 이어지는 트럭 시위, e스포츠의 열기 등 하나만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울고 웃었던 한 해의 이슈들을 종합해 봤다.
◇ 확률 조작 이슈...관련 법안 통과
지난 1월 공정위는 넥슨에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넥슨의 대표 MMORPG ‘메이플스토리’가 큐브 등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했는데, 여기에 인기가 많은 옵션은 덜 나오도록 확률을 조정하고 그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올해 3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제가 시행된 이후 국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일례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뉴진스 협업 콘텐츠와 관련해 확률 정보 오류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와 웹젠의 '뮤 아크엔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잘못 기재해 주목받았다.
나이트 크로우의 경우 캐릭터 성능 강화에 쓰이는 아이템 확률 정보를 잘못 표기했다. 뮤 아크엔젤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아이템 확률 정보 오류 발견 사실을 공지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아이템 100여 개에 대한 확률 오기재 사항을 정정하고 보상 절차를 밟았다.
이에 지난 3월 22일부터 시행된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로 인해 게임에 포함된 뽑기형 상품은 물론 장비 강화 아이템, 합성 등 현금성 상품과 연관된 확률형 요소에 대해 게임 및 홈페이지 등에 투명하게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 게임사와 역차별 논란도 발생했다.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는 사실상 적용이 힘들다는 점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과 시프트업의 상장
시스트업의 IPO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시프트업이 지난 2일과 3일 실시한 공모주 청약이 34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공모주식 총 725만 주 중 25%인 181만 2500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했다. 청약신청 약 69만 건을 통해 약 6억 1850만 주의 청약신청물량이 접수됐고, 청약증거금은 약 18조 55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상장 당일, 코스피에 상장한 시프트업의 주가는 30% 이상 급등하며 승승장구 했다. 이날 시프트업 시가총액은 4조 6000억 원으로, 해당 날짜 기준 국내 게임 상장사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프트업은 지난 4월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했다. 해당 타이틀은 업계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보이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이용자들과 호흡하며 준수한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향후 출시될 스텔라 블레이드 PC버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창업주 김형태 대표는 엔씨소프트서 블레이드&소울의 아트 디렉팅을 총괄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프트업이 친정격 회사인 엔씨소프트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시프트업은 IPO를 통한 공모 자금을 기존 IP 확대와 게임 개발 인프라 강화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공모 자금은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기존 IP 강화 및 신규 프로젝트의 개발 자원으로 투입된다.
◇ 트위치 철수, 치지직 설립, 아프리카 SOOP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종료가 최종 결정되며 국내 망 사용료 논란이 재점화됐다. 트위치는 한국의 비싼 망 사용료를 이유로 들었지만 국내 통신업계는 트위치의 한국 시장 철수는 경영상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최근 공지를 통해 내년 2월부터 한국 사업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소식을 알렸다. 트위치 측은 "한국의 망 사용료가 타국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더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국내 대형 게임 스트리머 및 프로게이머들은 아프리카와 치지직으로 대규모 이적을 진행했다. 치직은 베타 테스트 출시 이후 연이은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아프리카TV 역시 사명을 ‘주식회사 숲(SOOP)’으로 변경했다. 아프리카TV는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새로운 통합 브랜드를 구축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변화와 계기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 사우디컵에 이어 롤드컵까지, 전설을 써내려간 T1
T1이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서 초대 우승팀에 등극했다. 이어 11월 개최된 롤드컵에서도 T1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MVP에는 모두 '페이커' 이상혁이 선정됐다.
T1은 지난 7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서 열린 결승에서 중국 리그 LPL 소속 TOP e스포츠(TES)를 3대 1로 꺾고 우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연맹이 주관하는 EWC는 830억 원 규모 역대급 총상금으로 주목을 받은 신생 대회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하며 올해는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이 신설됐다. 국내 프로게임단으로는 T1, 젠지를 포함한 총 8개 팀이 출전해 종목 총상금 100만 달러(13억 9000만 원)를 두고 경합했다.
T1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LPL 1번 시드인 빌리빌리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대2로 제압하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T1은 전신인 SK텔레콤 T1 시절 달성한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월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23년과 2024년 또 한 번 연속 우승을 달성하면서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팀임을 증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T1은 2013년, 2015년, 2016년, 2023년에 이어 다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은 유례 없는 통산 5회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이뤄냈다.
이상혁은 이번 결승전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월드 챔피언십 역사상 최초로 통산 500킬 고지에 올라선 것. 또한 이상혁은 2016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MVP로 선정된 이후 무려 8년 만에 또 다시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월드 챔피언십 역사상 두 번 MVP를 수상한 선수도 이상혁이 처음이다.
◇ 글로벌 게이머를 놀라게 한 ‘팰월드’의 돌풍...하지만
‘팰월드’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이 게임은 오픈월드와 슈팅, 몬스터 수집 등 여러 장르를 혼합하며 ‘총켓 몬스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도 했다. 팰월드는 스팀에서 210만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놀라운 인기를 보여줬다.
그런데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가 ‘팰월드’의 개발사 포켓페어를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는 지난 9월 도쿄 지방법원에 포켓페어가 개발한 ‘팰월드’가 다수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닌텐도는 포켓페어가 개발, 판매하는 ‘팰월드’가 복수의 특허권을 침해했고 침해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한편 오랜 노력을 들여온 지적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브랜드를 포함한 지적재산의 침해 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켓페어는 SNS를 통해 “소장을 수령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침해했다는 특허권의 내용에 대해 확인하지 못했다. 소장을 수령한 이후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 또한 ‘팰월드’의 운영은 중단이나 변경 예정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크래프톤 산하 PUBG 스튜디오가 팰월드 모바일 개발자를 구인해 주목 받았다. 크래프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 공고에는 게임 공식 타이틀이 명기돼 있어, 팰월드 모바일에 대한 협력사가 확정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개발사 포켓페어는 지난 7월, 출시 반 년만에 '팰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각종 라이선스 사업을 확장하겠다 밝히기도 했다.
이어 포켓페어에 소송을 건 닌텐도가 '팰월드 이용 금지'를 청구했다는 것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판매 및 라이선스 사업 등 팰월드 IP 전반에 대한 청구다.
포켓페어는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닌텐도가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 정보를 공개했다. 닌텐도는 지난 9월 포켓몬 컴퍼니와 함께 도쿄 지방 법원에 팰월드 개발사 포켓페어를 상대로 세 건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포켓페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닌텐도는 팰월드 판매 금지와 함께 포켓몬 컴퍼니와 닌텐도에 각각 500만 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청구했음이 밝혀졌다.
침해당한 특허에 대한 내용은 필드 캐릭터인 포켓몬의 포획 방법 등이 핵심이다. 팰월드는 몬스터볼과 유사한 '팰 스피어'를 던져 필드 캐릭터인 '팰'을 포획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포켓페어는 소니, 애니플랙스와 협업해 팰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라이선스 사업을 천명하고 크래프톤과 모바일 버전 개발을 계약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목표로 했다. 업계는 닌텐도의 소송은 이를 견제하고 확장을 막기 위함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 대한민국 게임계 검열 집단민원 사태
G식백과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김성회가 '게임검열법' 헌법소원을 제기해 화제가 됐다.
이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의 위헌을 구하기 위해 2024년 10월 8일에 청구된 헌법소원심판이다.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재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구인 수는 210,751명으로 헌법재판소 역사상 최다 청구인 수를 갱신했다.
김성회는 게임산업법 제32조 2항 3호에 대해 위헌을 주장하며 8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김성회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청구 취지를 밝혔다. 김 유튜버는 "한국의 게이머들은 절대 특별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차별 대우받지 않기 만을 바라고 있다"며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들을 아무 기준 없이 무분별하게 남용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다.
21만여 명의 유저가 한 목소리를 낸 '게임검열법' 폐지에 대해서 여야도 의견을 좁혔다. 국민의힘 소속 주진우 의원은 "당시 정부가 무엇을 하는 것에 사법부가 제동을 거는 전례가 없었는데, 헌재가 해당 판결을 함으로써 그것을 토대로 표현의 자유가 신장되었고, 지금의 K-콘텐츠 전성시대가 왔다고 나는 생각한다"며 "게임에 대해 사전검열로 해석될 수 있는 규정에 대해 21만여 명이나 되는 청년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 국정감사에 오른 게임업계
지난 10월 7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대표적으로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G식백과' 유튜버 김성회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의견을 물었다. 김 유튜버는 게임산업법 제32조2항3호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게임검열의 기준이 영화 등 다른 콘텐츠에 적용된다면 '오징어게임'과 같은 작품도 유통 금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게임위는 게임이 상호작용적이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진 의원은 이에 대한 법적,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서태건 위원장은 헌법소원과 관련해 헌재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으며, 관련 논의는 계속될 예정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웹젠의 일부 게임에서 나타난 확률과 서비스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웹젠 김태영 대표는 "게임 종료 전까지 정상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게임을 더 서비스할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크래프톤의 근로수당 제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환노위원장은 오버타임이 시행됐을 때 원래대로는 연장근로에 따른 임금을 줘야 하는데, 그 돈을 정확하게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자사 근무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원장께서 제기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크리에이티브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근무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대한민국 게임대상 논란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서 시상 관련 논란이 일었다.
먼저 최고상인 대상(대통령상)은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받았고, 최우수상(국무총리상)으로는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선정됐다.
당시 '스텔라 블레이드'는 기술창작상 4개를 모두 싹쓸이하고 총괄 디렉터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까지 우수 개발자상을 받으며 7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술 관련 상을 휩쓸어간 타이틀이 정작 대상은 받지 못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 기준 관련 논란이 일었다. 너무 상업적인 성과만을 중심으로 게임을 평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주된 의견이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전날 발표된 글로벌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 수상 후보작 명단에 한국 게임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재직 시기 불공정 심의 논란으로 게임물 심의제도 개선 여론을 촉발하고 소속 직원의 비위로 감사원 감사를 받았던 김규철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공로상'을 받은 것 역시 지적받았다.
이에 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달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작 선정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협회측은 "지난주 진행된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결과와 관련해 심사 과정의 공정성, 심사위원 전문성 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또한 "심사위원 명단과 약력, 심사 평정표를 확인해 심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검증하고자 한다"라면서 "이번 청구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심사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 '116억 과징금'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 관련 소송 패소까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가 넥슨을 상대로 제기한 확률형 아이템 구매 대금 반환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화제가 됐다.
지난 11월 대법원 3부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가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 대해 피고(넥슨코리아)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렇게 넥슨이 구매 금액의 5%를 반환하라는 2심 판결이 확정됐다.
이용자는 2021년 메이플스토리에 지불한 금액 1100만원을 환불해달라며 매매대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이용한 장비 아이템 강화 확률을 실제 고지한 것보다 낮게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2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한 재판부는 넥슨이 청구액의 5%에 해당하는 57만원 가량을 환불해줘야 한다고 선고했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1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았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월에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717명이 넥슨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환불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 디도스, 폭발물 위협 등 다사다난한 게임업계
2024년은 여러 협박과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오프라인 행사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진 한 해인 만큼 많은 게이머가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인 LCK 경기가 디도스 공격으로 여러 차례 중단됐다. 이에 LCK 측은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남은 경기를 비공개 녹화 방송으로 진행했다.
3월 진행된 젠지와 광동 프릭스 경기는 무사히 종료됐으나, 이후 시작된 T1과 피어엑스 경기에서부터 다시금 디도스 공격이 발생하면서.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디도스 공격이 경기 진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25일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 과정에서 선수 및 팀 관계자는 물론 현장에 방문한 관람객 다수도 장시간 현장에 머물렀다.
이외에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유명 스트리머들이 참가한 행사 역시 개인 디도스 공격으로 차질을 빚었다. 로스트아크 신규 레이드 퍼스트킬 이벤트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고, 프로게이머들의 개인 방송 역시 진행에 문제를 겪어 많은 시청자들이 눈쌀을 찌푸렸다.
문제는 디도스 공격에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진행된 게임 관련 대형 행사에 폭발물 협박 이슈가 연이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1일 킨텍스에서는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의 게임쇼와 관련해 "폭발물을 설치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해당 글을 작성한 10대 남성은 검거됐다.
이후 수사 결과에 따르면 폭탄테러 협박 게시글을 올린 10대 남성은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던전앤파이터 행사를 앞두고 1천 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온라인상에 "킨텍스에 폭탄 설치하고 왔다"라는 글이 게시되면서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킨텍스에 폭탄 설치하고 왔다"라는 게시글이 특정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또한 글쓴이는 "5개 설치했으니까 잘 찾아봐 수고"라는 내용을 담아 덧붙였다.
당일 오후에는 관람객 880명이 입장을 대기하던 상황이었다. 이에 수백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일산서부경찰서는 경찰 특공대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고, 2시간 가량 행사장 안과 환기구 등을 수색했지만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국산 게임 위상 보여준 2024년
2024년은 걸출한 국산 게임들이 쏟아진 한 해였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엔씨소프트의 '쓰론앤리버티' 등 장르와 플랫폼 역시 다양하다.
넥슨이 지난 7월 자회사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퍼스트 디센던트를 출시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7월 2일 오픈 직후 15만 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돌파했으며, 상승세가 이어져 출시 하루 만에 23만 명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매출 순위 역시 1위를 기록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지난 4월 게임 출시 후 메타크리틱 평론가 평점 81점, 유저 평점 9.2점으로 2024년 한국 게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주요 국가의 게임 판매 차트 1위를 달성하고 4월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블로그의 ‘이달의 게임’으로도 선정됐다.
또한 올해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포함해 7관왕에 올랐다.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개발력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보기 드문 AAA급 게임의 성공 신화로써 K-게임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쓰론앤리버티(TL)’를 북·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에 출시했다. 최대 동시접속자 수 33만 명 이상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또한 첫 주 집계에서 TL 글로벌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에선 이보다 한 계단 낮은 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