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동부 해상에 등장한 중국 해안경비대 함선(가운데)[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중국 군함이 최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무더기로 출현하면서 대만에 비상이 걸렸지만, 과거 이뤄졌던 대규모 훈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미국 군 당국자가 10일(현지시간)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지역 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활동이 증가했으나 이는 다른 대규모 훈련에서 보아왔던 수준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은 중국이 최근 들어 가장 큰 도발을 감행 중이라고 보는 대만 측의 입장과는 결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앞서 대만 고위 안보 당국자는 이날 AFP 통신에 "제1도련선을 따라 90척에 가까운 중국 해군 군함 및 해안경비대 경비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뜻하는 가상의 선으로, 상대국으로선 중국 해군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이 된다. 대만 국방부는 9일 오전 6시 이후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 군용기 47대를 포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1도련선 주변에 등장한 중국 군함과 경비선의 규모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벌였던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동원됐던 수준을 넘어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현지에선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최근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하며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한 것이 배경이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이 취재한 미국 군 당국자는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측) 활동을 라이 총통의 통과에 대한 대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활동은 최근 몇 년간 인민해방군 군사태세와 군사훈련이 폭넓게 증가해 온 것의 일환이다. 이런 활동들은 안정을 저해하고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11일에도 대만 인근 해역에서 24시간 동안 53대의 중국 군용기가 포착됐고, 중국 군함과 경비선 등 19척이 주변에 포진 중이라고 전했다. kp@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