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일(현지시간) 제58차 총회를 통해 승인한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6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도 기후 위기와 관련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담겼다. IPCC는 보고서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려면 (수행해야 할) 과제의 규모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면서 지금까지의 감축 계획은 기후변화를 해결하는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 목표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토대로 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이번 세기 내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각국이 NDC를 상향하지 않고 이후에 배출량이 늘어나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중앙값)이 2100년까지 2.8도(2.1~3.4도)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심각성에 대한 또한번의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보고서가 '주로 온실가스 배출을 통해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것이 명백하다'고 적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IPCC 보고서에서 '명백하다'는 매우 강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인간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된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는 산업화 이전으로 볼 수 있는 1850∼1900년에 비해 1.09도(0.95~1.20도) 높았다. 1970년 이후 50년간 지구 표면온도 상승세가 최소 지난 2천년 사이 어느 50년간보다 빨랐는데 인간에 의한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은 1.07도(0.8~1.3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천400GT(기가톤)로 추산된다. 이 중 58%는 1850∼1989년에, 42%는 1990∼2019년에 배출됐다는 분석이다. 배출량뿐 아니라 증가 속도가 갈수록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9년 기준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경우 410ppm으로 200만년 내 최고치다.
기후 위기에 맞서기 위한 신속하고 실효적인 대책과 이행이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정부는 21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을 공개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윤석열 정부의 첫 로드맵이다. 골자는 산업계 탄소배출 감축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미래 기술과 국제협력에 더 의존하겠다는 내용이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산업 부문에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 목표치가 전 정부 목표치 대비 3.1%포인트 줄었다. 탄소 배출량 합계를 40% 줄이는 계획은 유지했지만 산업 부문에선 감축 목표가 낮아진 것이다. 이를 두고 원료 수급 상황 등 현실적인 여건이 고려됐다는 정부 측의 설명이 나왔는데 국내 산업계에 다소간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일이 될까 우려스럽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IPCC 보고서 발표 관련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세계는 모든 방면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하는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가기 위한 국제 사회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노력과 자세는 유지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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