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해자 진술 일관"…오 군수 측 "정치적 목적 허위 고소"
(의령=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언론인 간담회에서 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오태완 경남 의령군수에게 검찰이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단독(강지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오 군수의 강제추행 사건 결심 공판에서 오 군수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 진술과 공소 되기 이전 목격자들이 나눈 대화 모두 피해자 진술에 부합한다"며 "손을 잡은 행위가 다른 사건에 비춰 봤을 때 성적 수치심 정도가 심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들에 의해 고소인이 입은 2차 가해는 예상하기 힘들 만큼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오 군수 측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허위 고소라며 반박했다.
오 군수 변호인은 "현장에 있던 10명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2명뿐이며 이 2명은 오 군수의 선거 경쟁 후보 유세장에 늘 같이 있었고 사건 다음 날에도 같이 다녔다"며 "허위 고소를 한 것은 피고인이 군수직에서 물러난다면 고소인이 지지했던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공판에서는 오 군수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테이블 사이로 지나가면서 고소인의 손을 잡았다는 진술이 맞는지를 두고 양측이 각각 식당에서 촬영한 실험 영상을 증거로 제출해 공방을 펼쳤다.
검찰은 "당시 간담회는 오 군수가 마련한 자리로 주재자인 군수가 테이블 사이로 충분히 나올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고 참석자들 등 뒤로 나왔기 때문에 손을 잡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군수 측 변호인은 "테이블 사이에 술병과 접시가 있어 지나가기 힘들었으며 사람이 앉아 있고 음식이 놓인 테이블 사이로 지나가는 것은 일반적인 예의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객관적 사실에 반하거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게 많다. 고소인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무죄를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군수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선출직 시골 군수에게 성추행 기소는 정치적으로 사형 선고였다. 진흙탕 싸움이 난무하는 선거판에서 제가 겪은 수모와 고통은 참으로 힘든 것이었다"며 "공식적인 기자간담회에서 애당초 성추행은 없었다는 것이 진실이다. 의령은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농촌이다. 제가 앞장서서 군민 화합을 위해 반목과 상처를 치유하겠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상실하게 된다.
오 군수가 검찰 구형대로 징역 6개월 선고를 받아 형이 확정된다면 의령군은 다시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앞서 오 군수는 직전 군수였던 이선두 전 의령군수가 유통 비리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가 되면서 2021년 4·7 재·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됐으며 지난해 6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오 군수 사건 1심 선고는 다음 달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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