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성범죄, 처음부터 민간에서 수사·재판…고등군사법원은 폐지(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1-08-24 23:08:13 수정 2021-08-24 23:13:08
법사위 통과…판사 임용 자격 '법조경력 5년 유지' 법원조직법도 의결


법사위 개의하는 박주민 위원장 직무대리(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2021.8.24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홍규빈 정빛나 기자 = 군 성범죄를 처음부터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이 수사·재판하도록 하는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24일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은 내년 7월부터다.

개정안은 성범죄와 군인 사망사건 관련 범죄, 입대 전 저지른 범죄 등에 대해서는 1심 과정부터 일반 법원에서 관할하도록 했다.

수사·기소·재판이 모두 군 조직 내부에서 이뤄지는 현행 군사법 체계가 피해자 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최근 공군과 해군에서 잇따라 발생한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이 계기가 됐다.

개정안대로라면 2014년 구타·가혹행위로 숨진 윤 일병 사건이나, 최근 발생한 성추행 피해 공군 이 중사 가망 사건과 유사 사례는 앞으로 1심 단계부터 민간에서 맡게 되는 셈이다.

개정안은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해 평시 군사법원 사건의 항소심은 모두 민간 고등법원에서 관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성범죄·사망 사건 등을 제외한 일반 비군사범죄나 군사반란·군사기밀 유출 등의 군사범죄 사건은 평시 1심은 보통군사법원이, 2심은 민간 고등법원이 담당하게 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평시와 전시 모두 1심은 보통군사법원이, 2심은 고등군사법원이 각각 관할해왔다. 최종심만 대법원이 맡고 있다.

기존에 주로 군단급 부대에 설치된 보통군사법원 30개는 지역별 5개 군사법원으로 재편된다. 소속도 국방부 장관 밑으로 바뀐다.

개정안은 평시에 지휘관의 재량권을 주는 관할관·심판관 제도도 폐지했다. 평시 지휘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개정안에는 수사의 공정성 및 군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 소속으로 검찰단을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반적으로 군사법원의 권한과 기능 등을 사실상 대폭 축소함으로써 오랜 기간 추진됐던 군 사법개혁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장해온 '평시 군사법원 폐지'까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완전한 군 사법개혁'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일부 있다.

군 사법제도 및 병영문화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25일 정기회의에서 평시 군사법원 폐지 등 관련 대책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돼 결과가 주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개정안 통과와 관련 "앞으로도 군 사법제도를 계속하여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민관군 합동위원회에서 모아주신 소중한 의견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논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판사에 지원할 수 있는 최소 법조 경력을 현행 5년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이날 법사위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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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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