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 서구에는 비석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남겨두고 간 공동묘지 위에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삶의 터전을 이루면서 조성된 마을이다.
지금도 마을 곳곳에는 당시 비석으로 만든 가파른 계단 디딤돌과 집 주춧돌 등이 남아있다.
부산 서구는 이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데 그 사업의 하나로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에 피란생활박물관을 짓는 것이다.
서구는 예산 2억원을 들여 비석문화마을 입구에 피란생활박물관을 건립하는 공사를 오는 10월에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박물관은 비석문화마을에 있는 기존의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방법으로 추진된다.
한국전쟁을 피해 내려온 피난민의 애달픈 생활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주거 형태와 생필품 등을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또 서구는 비석문화마을을 소개하고 유래와 역사를 알리는 인포센터를 별도로 설치한다.
현재 중간 설계 용역 중이고 오는 11월에 착공한다.
서구 관계자는 "비석문화마을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박물관 설립을 추진했다"며 "박물관, 인포센터 등을 조성해 비석마을의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세계 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데 한발짝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피란수도 부산' 유적 중 하나인 비석문화마을은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잠정목록 조건부' 단계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최종적으로 선정되려면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잠정목록, 우선등재에 순서대로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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