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유죄로 뒤집힌 배경엔 '가습기살균제' 판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승연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항소심 재판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5-2부(신종오 성언주 원익선 고법판사)는 지난 28일 선고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판결문에 해당 판례를 적시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11년 1월 14일 이후 이뤄진 주가조작 범행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의 책임을 진다고 짚으며 2018년 1월 25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참조했다고 밝혔다.
이 판단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주가조작 혐의가 유죄로 뒤집힌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1심은 김 여사가 2011년 1월 13일 주가조작 세력과 정산을 마치며 이들과의 공모 관계에서 이탈했다고 봤다.
이에 2011년 1월 13일까지 이뤄진 주가조작 범행은 그 이후 이뤄진 범행과의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고 별개 공소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행 종료시점인 2011년 1월 13일로부터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가 이뤄진 만큼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2심은 김 여사가 공모 관계를 이탈한 이후 이뤄진 범행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의 책임을 진다며 2011년 1월 14일∼2012년 12월 5일까지 범행과 그 이전 시기 범행이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를 구성)라고 판단했다.
공소시효도 2012년 12월 5일부터 적용돼 김 여사가 연루된 범행의 공소시효도 살아 있다는 뜻이다.
2심이 이때 참조한 대법원 판결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사건이다.
당시 대법원은 신 전 대표가 퇴직한 이후 이뤄진 거짓 표시행위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을 부담한다며 "다른 공모자가 이미 실행행위에 착수한 이후엔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했다 하더라도 공동정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은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수수에 관한 특정범죄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 형량인 징역 1년 8개월의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 여사 측은 판결에 불복해 이날 상고장을 냈다.
김 여사의 변호인은 연합뉴스에 "2심 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가 있으므로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 해달라는 취지"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상고이유서에서 소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