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불장에 10대 증권사 자산총계 24% 쑥…은행권 넘는 순익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김유향 기자 = 국내 증시의 역대급 불장에 힘입어 대형 증권사들이 작년 한 해 급격히 덩치를 불리면서 금융계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 참여자 수와 일일 거래대금이 수직 상승하면서 10대 증권사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했고, 운용하는 자산도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은행권을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이들 증권사 직원에게 돌아가는 상여금 규모도 커지면서 인당 평균 급여액은 13% 가까이 늘었고, 대표이사보다 많이 버는 고액 급여수령자들도 줄줄이 등장했다.
다만 증권계 내 고질적인 임금 '갭'(차이)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이사와 직원 간의 급여 차이는 더욱 벌어졌고, 남녀 임금 격차도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 모습이었다.

◇ 한해 사이 자산총계 24%↑…은행보다 잘 번 증권사도 나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841조9천784억원으로 전년 말(678조1천990억원) 대비 24.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전년 대비 9.55% 많은 150조2천839억원으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2위인 한국투자증권이 28.49% 증가한 116조5천642억원을 기록, 선두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자산총액이 가장 큰 비율로 증가한 대형 증권사는 대신증권으로 전년도 말 26조3천961억원에서 39조1천289억원으로 48.24% 급증했다.
키움증권[039490](81조1천738억원)과 NH투자증권[005940](83조3천854억원)도 자산이 45.76%와 33.57%씩 늘었다.
반면, 하나증권(67조4천987억원)은 같은 기간 자산총계가 16.70% 늘어나는 데 그쳤고, 신한투자증권(54조778억원)도 증가율이 10.30% 수준이었다.
10대 증권사의 2025사업연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8조9천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6조2천986억원보다 42.5% 급증한 금액이다.
영업이익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세전이익)도 11조1천985억원과 11조8천629억원으로 39.6%와 42.9%씩 늘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이 2조135억원을 기록, 그간 넘을 수 없는 벽이었던 4대 은행 중 하나인 NH농협은행(1조8천140억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작년 4월 저점(2025년 4월 9일 종가 2,293.70) 이후 작년 말까지 80% 넘게 치솟으면서 주식거래 활동계좌수와 일평균 거래대금이 급증한 것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작년 말부터 차례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올해부터 은행권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대표보다 많이 받는 '연봉킹'들의 행진…증권사 직원 평균 급여도 12.7% 뛰어
지난해 증시 활황에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상여금 규모가 커지면서 대표이사들을 비롯한 고액 급여수령자들이 속출했다.
10대 증권사의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직을 맡고 있는 이들의 평균 연봉은 작년 한 해 42% 올랐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인당 11억9천300만원을 받던 증권사 대표들이 작년 '불장'에는 16억9천500만원을 받은 것이다.
대표이사보다 더 큰 금액을 수령한 '연봉킹'들도 여럿이었다.
대표적으로 10대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금액을 지급받은 윤창식 메리츠증권 영업이사는 작년에만 총 89억100만원을 받았다. 이중 상여금은 88억7천700만원으로, 연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증권의 노혜란 패밀리오피스금융센터1지점 영업지점장의 보수총액 또한 작년 한 해 18억1천700만원을 기록, 박종문 대표이사의 연봉을 추월했다.
10대 증권사의 평균 직원 급여액은 전년 대비 1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10대 증권사 중 직원 급여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인당 1억4천900만원이었던 평균 직원 급여는 1년 만에 1억9천300만원으로 29.5% 뛰었다.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증권사 메리츠증권이었다. 인당 2억300만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작년 직원 평균 연봉이 2억원을 넘는 유일한 곳이었다.
◇ 대표·직원간 임금차 더욱 벌어져…남녀 임금 '갭' 여전
증권사 내 각종 임금 '고저 차이'는 명확했다.
기존에 10대 증권사 대표이사들은 평균 직원 임금보다 8배 많이 지급받았는데, 작년에는 그 수가 커져 평균 직원 대비 10배가 됐다.
특히 KB증권의 김성현 대표는 올해 퇴직소득을 함께 수령하게 되면서 해당 증권사의 직원 약 16.1명의 급여분을 홀로 받게 됐다.
반면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사장의 보수는 전년 사장 대비 약 21% 줄어 당사 직원 평균 임금 대비 4.7배에서 3.5배로 감소했다.
10대 증권사의 남녀 간 급여 격차는 46.5%에서 44.9%로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별 간 임금 격차가 완화된 증권사는 7곳이었고, 심화된 곳은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3곳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여전히 남성 직원이 받는 급여가 여성 직원보다 두배 이상(102.5%) 높았다.
고액연봉자들이 속출한 상황에도 성과에 따라 상여금이 부여되는 영업직의 여성 비율 자체가 낮아 증권계 내 남녀 임금 격차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작년 메리츠증권의 경우 본사 영업 부문 86%가 남성이었던 반면 여성 직원의 비율은 14%에 그쳤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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