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원장 "청소년 SNS 규제, 연령별 차등 필요"(종합)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과 관련해 "연령별로 단계적이고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저연령 아동층과 일정 수준의 인지력과 경험을 갖춘 청소년을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호주 등에서 청소년 SNS 과몰입을 유발하는 '중독성 설계'에 대해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청소년 SNS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이슈"라고 진단했다.
다만 계정 삭제나 이용 금지 등 강한 규제만으로는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청소년들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단선적 접근은 한계가 있다"며 과거 게임 셧다운제 사례를 들어 기술 발전을 규제가 따라가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규제와 보호를 병행하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청소년뿐 아니라 학부모, 교육계, 전문가, 시민사회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디어 환경 전반의 정상화 노력과 함께 디지털 미디어 역량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미디어 정책 방향으로 '질서·신뢰·도약'의 3대 정책 기조도 제시했다.
그는 "규제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며 "규제 없는 진흥도, 진흥 없는 규제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허위정보, 디지털 성범죄 등 온라인 유해 콘텐츠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플랫폼의 유통 책임을 높이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율적 사실확인 활동을 지원하는 '투명성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AI 확산에 대응해서는 이용자 보호 체계를 정비하고, 행정 전반에 AI를 도입하는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미디어 산업 내 AI 활용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또 보편적 시청권과 관련해 방송사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근 월드컵 중계권 협상과 관련해 "단기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논의의 출발점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32년까지 중계권 전반을 공동 중계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원칙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의견이 모였다"며 "개별 경쟁 중심 구조에서 협력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계권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손익을 넘어 국민의 시청권이라는 공적 가치가 걸린 사안"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이 책임과 연대의 원칙 아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가 이러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조정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코리아 컨소시엄'과 같은 협력 모델 구축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 구성 지연으로 아쉬움이 있지만 지난 100일은 정책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며 "운영이 정상화되는 대로 준비된 과제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AI 시대에 대응한 미디어 정책 전반을 정비하는 동시에 청소년 보호와 공적 시청권 보장이라는 핵심 과제를 병행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뒤 새로 설치된 방미통위의 초대 위원장으로 지난해 12월 19일 취임했다.
법학자 출신으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연구위원,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인권법학회 회장, 언론법학회 회장, 한국공법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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