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통령 "트럼프 평화위에 10억달러 기여금 안 낸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새 국제기구 '평화위원회'에 참여했다가 자국에서 비판받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기여금 10억달러(약 1조5천억원)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성명에서 "(인도네시아는) 국제안정화군(ISF)만 파견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1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말한 적은 결코 없다"고 덧붙였다.
10억달러는 평화위의 '영구 회원국' 자격을 얻는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금액이다.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은 바흐드 나빌 아흐마드 물라첼라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ISF 파견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도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평화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가자지구 평화 유지를 위한 ISF 파병도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약속했다.
오는 6월까지 파병 의사를 밝힌 5개국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8천명 규모의 여단 병력을 보낼 준비를 마무리하기로 하고 ISF 부사령관직도 맡았다.
그러나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이 같은 결정을 자국 내 이슬람 단체는 비판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래전부터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하며 이스라엘과는 외교 관계도 맺지 않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달 초 자국 내 이슬람 단체 등 지도자들과 회의에서 평화위가 팔레스타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탈퇴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프라보워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연료 소비를 억제하고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세티요 하디 인도네시아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예산 80조루피아(약 7조720억원)를 절감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기관을 비롯한 공공 부문에서 주 1회 재택근무를 포함한 연료 절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올해 예산으로 197억달러(약 29조5천억원)가 책정된 무상급식 사업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9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생을 비롯해 아동, 영유아, 임신부 등 9천만명에게 하루 한 끼의 무상 급식을 제공하겠다며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이 사업을 시행했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