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이스라엘에 이란 에너지시설 타격 자제 요청"(종합)

(카이로·워싱턴=연합뉴스) 김상훈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이란 내 석유 및 에너지 시설을 추가로 공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이스라엘 채널 12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이 걸프국 에너지 시설을 보복 공격해 확전을 초래하고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후의 석유 부문 협력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 메시지를 이스라엘 정부 수뇌부와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전달했다.
방송은 이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 이란 민심의 이반 및 정권 결집 우려 ▲ 전후 이란 정권과의 에너지 협력 구상 ▲ 걸프 지역 에너지 위기 및 경제 공황 우려 등을 이유로 이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궁극적으로 이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믿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료 후 새 이란 정부와 석유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이란이 에너지 시설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 지역 전체의 석유·에너지 인프라에 대규모 공습을 가할 가능성을 미국이 경계하고 있으며, 이것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측 판단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에너지 시설 타격을 이란이 먼저 걸프 지역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중단 요구는 지난달 28일 합동으로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제어하고 나선 첫 사례다.
이란을 공격하면서도 유가 급등을 관리해야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이번 기회에 숙적 이란을 확실히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이 충돌한 셈이다.
종전 시점을 놓고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인상과 여론 악화를 우려해 곧 끝날 것이라는 메시지와 목표 달성까지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뒤섞어 발신하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내 여론의 압도적 지지 속에 장기전도 불사할 태세다.
앞서 이란 IRNA통신은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주요 연료 보급 기지인 샤흐런 석유저장소와 남부 정유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연료 저장시설이 집중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폭격에 따른 폭발로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왔고 강산성의 검은색 '기름비'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보다 대대적으로 공습이 이뤄지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유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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